[인터뷰] 노가미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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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관료 출신으로 일본의 최고위 외무 공무원인 노가미 요시지(野上義二) 외무성 사무차관이 23일 본지와의 단독회견에서 역사교과서.괴선박.월드컵 등 양국간 현안과 공동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노가미 차관은 경제국장.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사 등을 거친 경제통으로 지난해 8월 현직에 올랐다.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해결을 위한 역사 공동연구기구 설립을 둘러싸고 양국간에 견해차가 드러나고 있는데.

"높은 수준의 양국 연구자들이 대화와 논의를 통해 역사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간 의견차로 이 기구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가능한 한 빨리 출범시켜야 한다."

-월드컵 개막식에 일본측에서는 누가 참석하는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양국이 공동 개최하는 역사적 행사인 만큼 나름대로 어울리는 형태로 임하겠다. 그 의미와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이 격침시킨 괴선박의 인양작업은 이뤄지나.

"이는 기본적으로 형사사건이다. 어업법 등 위반혐의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형사사건 수사에 필요한 증거를 우선 확실히 한다는 것이 일본의 기본 입장이다. 인양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선박은 북한 배로 추정되고 있다. 북.일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겠는가.

"형사사건이기 때문에 수사를 하고 있을 뿐이다. 현단계에서 이를 일.북관계와 연결하는 것은 비약이다. 일.북관계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수사결과를 예단하는 것이다."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나. 또 제네바 핵합의에 따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 핵사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남북대화가 순조롭게 진전되지 않고 있는 느낌이다. 북한이 남북대화를 촉진하고, 철도 연결문제에 진전이 있길 바란다. 경수로 핵심부품 공급 전에 북한이 IAEA의 핵안전 조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제네바 합의의 대전제다. 북한이 이를 이행한 뒤에 여러 협력이 진전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도쿄=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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