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현장점검 2부] 일본의 월드컵 손님맞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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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친절로 소문난 일본인들. 그들은 이번에 '감동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에겐 홈그라운드 경기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일반 외국 관광객들에겐 '불편 제로(0)'의 관광 기억을 갖고 돌아가게 하자는 것.

자치단체별로 경쟁이 붙어 있다.

결승전이 열리는 요코하마(橫濱)시는 이미 영어 보급 캠페인을 마무리짓고, 결승전에 오를 만한 팀의 모국어 익히기를 시작했다.

출전국들의 최근 유행가도 수집 중이다. 결승에 오를 두 팀이 결정되면 경기장 주변과 숙소에 틀어줄 예정이다. 결전을 앞둔 긴장을 풀어주자는 것.

또 1차 리그를 요코하마에서 치를 아일랜드.사우디아라비아.에콰도르.크로아티아.러시아 팀을 위해 시내에 거주하는 5개국 외국인들을 월드컵준비 특별위원으로 초빙, 자원봉사자들을 상대로 어학 및 문화강좌를 열고 있다.

덴마크의 훈련 캠프지로 선정된 와카야마(和歌山)현은 '가족적인 따스함'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덴마크어를 구사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해 어학연수는 물론 덴마크 문화에 대한 교양교육을 실시 중이다. 이에 감복한 덴마크 축구협회는 한국에서 예선을 치르기로 돼있는데도 준비캠프를 이곳으로 정했다.

우승후보 이탈리아팀의 캠프지로 확정된 센다이(仙臺)시는 월드컵 직전부터 이탈리아 환영 분위기를 만들 예정이다.

매일 이탈리아 패션쇼.소년축구교실.이탈리아 관광물산전 등을 개최한다는 것. 선수는 물론 이탈리아 응원단들의 기(氣)까지 살려주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센다이시는 8천7백만엔의 예산을 배정했고,지방기업들을 상대로 추가 모금을 하고 있다.

오이타(大分)현에서는 비가 많이 온다는 점을 감안해 외국인에게 나눠줄 비닐 우의를 대량으로 준비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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