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군 세도면 농민들 집단급식소 자율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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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국 최대 방울토마토 산지인 충남 부여군 세도면 일대 비닐하우스 단지에서는 요즘 점심시간만 되면 진풍경이 벌어진다.

농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식사를 하러가는 모습이 마치 도시의 회사원들이 구내식당에 가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곳 농민들이 점심을 먹는 곳은 들녘 한쪽에 들어선 75평 규모의 조립식 건물인 '집단급식소'. 농민들이 전국 최초로 최근 돈을 모아 건립, 운영하는 식당이다.

대부분 일꾼을 고용해 농사를 짓는 이 지역 농민(5백50농가)들은 그동안 점심이나 새참을 주로 인근 식당에서 배달해 먹곤 했다. 그러다 보니 식사비가 만만치않았다.

농민들은 고민 끝에 10개 작목반별로 2백만원씩 거두고 부여군으로부터 1억원을 지원받아 1백70석 규모의 식당을 지었다. 농민들은 조리사 1명과 직원 3명을 고용,직접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점심만 제공되는 식당의 메뉴는 주로 백반(1식4찬)이지만 반찬은 매일 바뀐다.

밥값은 1인당 2천5백원으로 인근 식당(4천~5천원)의 절반수준이며 외지인들도 이용할 수 있다.하지만 밥값이 워낙 싸 현재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식당을 찾는 고객은 외지인을 포함, 하루 평균 1백30명 정도다. 식당이 쉬는 날은 거의 없다.

식당 운영으로 이 지역 농가의 연간 식사비는 종전 5억여원에서 2억원 이상 줄어들고 점심.새참 준비에 소요되던 하루3시간 정도의 시간을 농삿일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윤영조(尹榮助.61)작목반 연합회장은 "식당에서 제공하는 밥이 집에서 먹는 것처럼 맛깔스럽고 식당 운영으로 영농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여=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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