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학교 첫 수업, 일제히 '빅토르 위고' 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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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금은 해질 녘/나는 문간에 앉아/일하는 마지막 순간을 비추는/하루의 끝을 찬미합니다…." (빅토르 위고의 '씨 뿌리는 계절')

7일 프랑스 초.중.고교는 빅토르 위고(사진)의 작품을 암송하는 학생들의 낭랑한 목소리로 새해 첫 수업을 시작했다.

프랑스의 문호이자 정치인이었던 위고의 탄생 2백주년(2월 26일)을 맞아 교육부가 올해 첫 수업을 교과목에 관계없이 위고의 작품을 읽는 것으로 시작해 줄 것을 당부했기 때문이다.

자크 랑 교육부장관도 이날 파리의 달랑베르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1853년 위고가 쓴 서사시인 '징벌시집'의 한 구절을 암송해줬다. 그는 "서로에게 (위고의 작품을)암송해주는 일만큼 황홀한 일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위고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사랑은 학교수업에 그치지 않는다. 올 한 해 프랑스 전역에서는 위고와 관련한 연극.전시회.발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그의 대표작인 '레 미제라블'의 뮤지컬 작품은 런던과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12년째 연속 공연 중이다. 인류의 낭만과 진보를 노래한 위고는 현실 정치에도 관심을 보여 1851년 나폴레옹 3세가 쿠데타로 제정(帝政)수립을 기도하자 망명길에 오르기도 했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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