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궁·정자 학교용지 땅값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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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업무.상업용지에서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이 가능토록 용도변경된 분당 신도시 백궁.정자지구 내 학교용지 땅값을 놓고 토지소유주인 토지공사 등과 경기도교육청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다음달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6천여가구가 내년에 입주할 백궁.정자지구내 초.중.고 4곳의 학교설립이 늦어져 인근 학교의 과밀화 등 분당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 학교신설 계획=성남시는 2000년 5월 상업.업무용지인 백궁.정자지구를 주상복합지구로 도시설계를 변경, 내년까지 6천가구를 수용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5천여명의 학생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초.중.고 4곳의 학교터 1만4천6백71평을 새로 지정했다. 이 땅은 현재 한국토지공사가 두곳(6천6백55평), 에이치원개발이 두곳(8천16평)을 소유하고 있다. 이 학교들은 내년 입주에 맞춰 올 3월 착공, 내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개교할 예정이다.

◇ 토지공사 등 입장=토지공사는 감정가(2000년6월 기준)를 근거로 평당 4백20만원을, 에이치원개발은 자신들의 매입가를 기준으로 평당 5백10만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토공측은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이 2002년 2월 개정되면서 감정가를 기준으로 매각토록 돼있다"면서 "백궁.정자지구내 학교용지는 법개정후인 같은해 5월 조성된 만큼 감정가를 적용하는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에이치원개발측도 "평당 5백10만원은 이자비용.등록세 등을 포함한 최소한의 가격"이라고 밝혔다.

◇ 도교육청 입장=경기도교육청은 "백궁.정자지구는 용도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면 학교가 필요없는 지역"이라며 "토지공사가 미분양된 이곳 땅을 팔기위해 성남시에 용도변경을 신청해 아파트를 짓는 것인 만큼 부지조성원가인 평당 2백10만원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또 "토지공사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용도 변경을 해놓고는 공공기능인 학교용지마저 비싸게 팔려한다"고 비난했다.

◇ 주민피해 우려=백궁.정자지구내 학교의 개교가 늦어질 경우 이곳 학생들은 인근 학교에 분산 배치된다.이럴 경우 인근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는 40명을 웃돌 전망이다. 여기에다 백궁.정자지구 입주학생은 왕복 8차선인 성남대로를 건너 2㎞ 떨어진 청솔.신기.백현초등학교까지 통학해야 할 처지다.

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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