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 대통령, 파리에 1500억원 저택 사 빈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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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가봉의 알리 벤 봉고(51·사진)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1억 유로(약 1500억원)짜리 호화저택을 구입했다고 프랑스 주간지 카나르 앙세네가 27일 보도했다. 땅값이 비싼 파리 뤼니베르시테 거리에 위치한 이 저택(4만5000㎡ 규모)은 14개의 침실과 온수 공급 수영장, 기포발생 욕조, 주차장 7개, 테니스장을 갖추고 있다. 풍부한 석유자원을 가진 가봉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7648달러(약 940만원)다. 아프리카에서는 잘사는 나라에 속한다. 그러나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국가의 부를 독점해 빈부격차가 극심하다. 국민 대부분은 방 한 칸짜리 판잣집에서 기거할 정도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봉고 대통령은 42년간 가봉을 철권 통치했던 오마르 봉고 전 대통령의 아들로 아버지가 지난해 서거한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카나르 앙세르는 “봉고 대통령은 아버지로부터 호화주택을 좋아하는 기질을 물려받은 것이 분명하다”며 “파리 저택 구입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투명하게 통치하고 있는 듯이 행세하기까지 했으나 주소와 가격은 빼먹었다”고 꼬집었다. 가봉의 야당 웹사이트는 “이 집 덕분에 대통령과 정부 대표단의 호텔비를 아끼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엄청난 돈을 흥청망청 썼다” 고 비난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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