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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시동이 자꾸 꺼지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버스 내에 부착된 공회전 방지 알림 스티커

지방에서 생활하다 거의 반년만에 부모님을 뵙기 위해 최근 서울로 올라온 김영수(22. 가명)군은 버스를 타고 가다 낯선 경험을 했다. 자신이 탄 버스가 신호에 걸려 멈출 때마다 자꾸만 시동이 꺼지는 것이 아닌가. 혹시나 버스가 고장이 난 것은 아닐까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한 김군은 기사 아저씨를 살펴봤으나 태연했다. 승객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평온한 모습이었다. 김군은 두리번 거리다 버스 한켠에 부착된 안내문을 보고서야 궁금증이 풀렸다.

“이 버스는 정차 시 자동으로 시동이 꺼졌다 출발 시 켜진답니다. 안전운전 중이니 안심하세요! 에너지 절감과 맑은 서울을 위해 서울시는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공회전을 방지한다는 것이 생소했을뿐 아니라 이를 통해 환경오염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김씨는 안내문에 적혀있는데로 '120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공회전 방지 버스란 무엇인가요?
"공회전제한장치를 사용하여 버스가 약 3초 이상 정차하면, 시동을 자동으로 꺼지게 하고, 출발할 때 간단한 조작을 통해 엔진을 재시동하여 불필요한 공회전을 방지하는 버스를 말합니다."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무엇이죠?
"현재 도심을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총 운행시간의 30%이상을 정차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버스는 정차 시 공회전을 하고 있는데, 공회전은 불필요한 연료를 소모하며, 온실가스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합니다. 환경부의 시범사업 결과, 이러한 불필요한 공회전만 줄여도 질소산화물·이산화탄소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최대 27.4%까지 줄일 수 있고, 연료를 5~11%까지 절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시 전체 시내버스 7,600대에 공회전 방지장치를 부착하게 되면 연료비 5%만 줄일 수 있다고 해도 연간 130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승객들이나 운전기사들의 공회전 방지 제도에 대해 어떤 반응인가요?
"현재 공회전 자동방지장치를 부착한 시내버스를 탄 승객들이 버스가 고장 난 것으로 당황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에는 공회전 방지버스 운행을 적극 홍보하고, 버스 안내방송 및 버스 내·외부에 안내문을 부착하여 승객들이 안심하고 승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버스 운전기사 분들의 경우에, 직접 시동을 끄는 것이 아니라 공회전 제한 장치로 인하여 자동으로 엔진이 정지되고, 클러치만 누르면 다시 재시동이 되기 때문에 큰 불편함 없이 운전을 하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향후계획은 어떻게 되죠?
"서울시는 2009년 10월말부터 서울 시내버스 및 관용차 1,000대에 공회전 자동방지장치를 부착하는 제도를 시행해 왔으며, 2011년까지 서울시 7,600대의 전 시내버스에 추가 부착한 후, 2012년에는 마을버스, 택시, 택배차 등에 연차적으로 확대 부착할 계획입니다. 경기도에서는 올해부터 시내버스 400대에 공회전 제한장치를 장착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공회전 방지 버스를 도입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화를 마치고, 정류장에 내리기 전까지 버스가 두어 번 정도 신호대기를 하며 시동을 멈췄지만 김씨는 더 이상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버스가 멈출 때마다 연료비와 오염물질 배출량이 절감된다는 생각에 오히려 흐뭇하기까지 했다.

명지대 정혜민 대학생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의 산학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내용이 조인스닷컴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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