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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과도 수반에 카르자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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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프가니스탄의 각 정파들이 5일 파슈툰족 지도자 하미드 카르자이(44.사진)를 수반으로 하는 과도정부 수립방안에 합의했다고 유엔이 공식 발표했다.

아흐마드 파우지 유엔 대변인은 이날 "본에서 열린 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4개 정파가 9일간의 연속 협상 끝에 6개월 시한의 과도정부 구성에 최종 합의했다"면서 "카르자이가 이끄는 과도정부가 오는 22일부터 국정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칸다하르에서 4천여명의 병력을 지휘하며 탈레반군과 교전 중인 파슈툰족 사령관 카르자이는 파슈튠족 중에서 가장 세력이 강한 '포파조이' 부족의 지도자 가문 출신이다.

그는 198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보스턴.샌프란시스코.볼티모어 등 4개 도시에서 레스토랑 체인점을 운영해 모은 돈을 당시 아프가니스탄 내 반소(反蘇)항전 세력에 지원해 영웅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파슈툰족이 수반을 맡은 대신 외무.국방.내무 등 핵심 실세 장관 세자리에는 모두 타지크 계열의 북부동맹 세력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카르자이를 중심으로 압둘라 압둘라 외무장관.모하마드 카심 파힘 국방장관.유누스 카누니 내무장관 등 실력과 명성을 겸비한 3인방이 과도정부의 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에서 북부동맹은 당초 자신들의 대표인 라바니 전 대통령을 수반으로 밀었고,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아프간 국왕측 지지세력인 로마그룹은 샤 전 국왕의 측근인 압둘 사타르 시라트를 밀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내 종족간 역학관계를 고려, 양자가 절충해 제3의 인물인 카르자이가 수반에 추대된 것으로 보인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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