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너무 바빠 레드 카펫 때도 내가 헤어·메이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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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윤정희 주연의 ‘시’. 19일 공식상영된다.

19일 오후 7시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출품된 영화 ‘시’의 갈라 스크리닝(공식 상영)이 열린다. 눈부신 카메라 플래시 앞에서 레드카펫을 밟을 주연배우 윤정희(66)의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은 어떤 스타일이 될까. 세련되고 단아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그는 방송 출연이나 사진 촬영시 손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60년대 전설의 여배우로 활약할 당시에도 의상과 분장을 손수 챙겼다. “누가 옆에서 왔다갔다 하면 집중을 할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는 칸의 무대에서 윤정희가 고른 의상은 한복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옅은 핑크색 치마에 자색 저고리다. 원래 명품 브랜드 크리스천 디올은 영화제가 시작되기 전 윤정희에게 “드레스와 헤어, 메이크업 일체를 맡겠다”고 제안했다. 이례적으로 윤정희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무래도 무대가 무대이다보니 프로페셔널에게 맡기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단, 의상은 사양했다. 쇄도하는 외신의 인터뷰 요청 때문에 드레스 피팅할 시간을 도저히 낼 수가 없어서였다.

하지만 윤정희의 ‘생애 최초 전문가 헤어·메이크업’은 결국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디올은 칸 번화가에 있는 특급호텔 마르퀴스에 헤어와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올 스위트’를 마련했다.

윤정희는 19일 포토콜 직전 이 곳을 방문해 전문가의 손질을 받기로 했었다. 하지만 돌연 18일 오전 “인터뷰 일정이 살인적으로 빡빡해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다”고 디올 측에 알려왔다. 디올 관계자는 “화장은 최대한 내추럴하게, 머리는 깔끔한 업스타일로 해달라고 윤정희씨가 주문했었는데 성사가 안 돼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칸(프랑스)=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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