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벙덩벙 체험] 엄마와 함께 만드는 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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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크리스마스가 한달도 안남았어요.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까….

김은솔 중앙일보 어린이 명예기자(서울 자양초등 2년)는 12월을 맞이해 식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어요. 날씨는 춥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민 집안은 무척 따뜻해 보일 것 같아서지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던 날. 은솔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난 크리스마스가 좋아요. 선물을 받기 때문이에요.

지난해에도 크리스마스 전날밤 남동생 태경이랑 머리 위에 양말을 놓고 잤어요. 일어나 보니 내 양말 속에 필통이 있었어요. 동생 양말 속에는 장갑이 들어 있었어요.

엄마는 집에 산타 할머니.할아버지가 오셔서 선물을 주고 가셨대요.

"누나, 산타 할아버지가 정말 계셔?"

유치원에 다니는 동생이 자꾸 물어봐요.

"엄마가 말씀 하셨잖아."

동생한테는 믿으라고 했어요. 그런데 참말인지는 아직도 궁금해요.

우리는 이번에도 크리스마스를 예쁘게 맞이하기로 했어요. 할머니랑 엄마랑 아빠는 크리스마스 때 마다 거실 벽이나 문에다 반짝이는 꼬마 전구랑 예쁜 장식들을 걸어 두셨어요. 이번에는 나랑 동생도 직접 크리스마스 풍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엄마는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자고 하셨어요. 벽이나 문에다 꾸미는 게 아니라 크리스마스 나무에 장식을 하는 거래요. 벽이나 문에 장식을 하려면 나랑 동생은 손이 안닿으니까 힘들대요.

나무는 옛날에 쓰던 가짜 나무를 쓰기로 했어요. 그런데 나무만 있고 화분이 없었어요. 고민고민 하고 있는데 할머니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셨어요. 큰 생수통에 나무를 꽂는 거예요.

할머니는 큰 생수통을 은박지로 싸셨어요.거기에 나무를 꽂았더니 멋진 화분이 됐어요.

우리는 트리에 달 장식도 직접 만들기로 했어요. 빈 야쿠르트병에 은박지를 감아서 꼭꼭 눌러 만들었어요. 나뭇가지에 병을 꽂기도 하고 테이프로 붙이기도 했어요.

여러 가지 색깔의 종이로 리본도 만들어 붙였어요. 종이접기 책을 가져다 놓고 동생이랑 한참을 끙끙거렸어요. 할머니는 나무 꼭대기 장식을 맡으셨어요. 철사를 동그랗게 만들어서 하얀 비닐 노끈을 손가락 길이만큼 나오게 묶어요. 노끈을 철사가 보이지 않게 다 묶고 나서 가닥가닥 찢어서 부풀렸어요.

그러고 나니 하얗고 복실복실한 장식품이 탄생했어요. 꼭대기에 철사로 만든 하얀 동그라미를 걸었어요. 동그라미 안에는 리본이 달린 종을 놓았어요. 동생이랑 저랑은 미니 트리도 만들었어요. 은박지로 싼 야쿠르트병에 나무 모양으로 오린 초록색 종이 나무예요. 미니 트리도 진짜 트리에 걸었어요.

마지막으로 꼬마 전구를 나무에 두르고 나니 트리 완성!

우리가 만든 트리를 보니 하얀 눈이 생각났어요. 이번 크리스마스에 눈이 왔으면 좋겠어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나니 오늘이 크리스마스인 것처럼 느껴져요. 산타 할아버지도 우리집 트리를 보면 그렇게 착각하실까요?

정리=이경희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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