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광옥 대표 "경선출마 반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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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한광옥(韓光玉)대표가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25일 대전일보 창간 51주년 인터뷰에서 "경선에 나갈거냐"는 질문에 대해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답했다.

韓대표는 "당이 집권할 수 있는 면모, 집권당으로서의 태세를 갖춘 후에는 누가 나가도 (당선)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韓대표는 일관되게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만 말해왔다. 이번 발언은 '반걸음' 더 나간 셈이다.

사실 당내 예비주자들은 韓대표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다. 그의 활동에 대해서도 "차기를 염두에 둔 행보"라고 보았다.

이런 와중에 韓대표는 25일 경기도 용인 추곡수매 현장을 방문해 농민을 만났고, 27일에는 서울 송파구에서 '주부들과의 대화'행사를 연다. 29일에는 수출업체를 방문해 근로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다. 지난주에는 택시운수업체를 방문했고, 강남대에서 '변환시대의 국가발전 과제'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韓대표측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민생현장을 다니는 만큼 대응차원에서 韓대표도 중산층과 서민을 찾아가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예비주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이런 韓대표가 '가능성 반반'이라고 말한 만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대표 프리미엄'이 시빗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한화갑(韓和甲)고문이 "지난 9월 초 당개편 때 경선에 출마않는 조건으로 대표직을 제의받았으나 경선에 출마키 위해 거부했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경선에 출마하려면 대표를 내놓고, 아니면 경선관리에 전념하라"는 요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40여개의 사고 지구당 조직책을 정하는 과정에서 임명권을 쥔 韓대표와 다른 주자 사이에 갈등이 재연될 확률도 높다.

이날 韓대표의 발언에 대해 한화갑.이인제(李仁濟).노무현(盧武鉉)고문 진영에선 "현 단계에선 할 말이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반응은 '문제삼지 않겠다'는 의미라기보다 주자별 득실계산과 구체적인 대책마련 과정에서의 일시적 침묵이라는 관측이다.

김종혁.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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