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 사계절문학상 신설 최옥미 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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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기존의 문학상들과 분명히 차별화된 문학상이 신설된다. 사계절 출판사가 총 상금 2천만원을 내걸고 2002년 10월까지 공모하는 '사계절 문학상'이 그것이다.

응모 자격은 기성 및 신인 작가란 점에서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작품 대상을 '13~18세 청소년이 읽을 수 있는' 장편소설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1997년부터 본격적인 십대 대상의 문학선인 '사계절 1318문고' 등을 기획해온 최옥미(36) 아동.청소년 팀장은 "책을 읽지 않는 십대들을 탓하기 전에 과연 우리가 그들을 위해 좋은 읽을거리를 얼마나 마련해 주었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문학상 관련 문의 02-736-9380)

-본지 토요일자 북섹션인 '행복한 책읽기'도 지난 8월부터 격주로 십대들을 위한 '틴틴 책세상'면을 내고 있다. 공급량은 아동물에 비해 훨씬 적지만 시장의 잠재력이나 중요성은 그에 못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사계절 출판사가 문학상을 신설한 것도 같은 뜻에서인가.

"입시 위주의 교육도 문제지만 아이들에게 변화하는 현실에 맞는 새로운 읽을 거리를 공급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국내 작가 발굴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미국이나 유럽만 해도 청소년물 전문 작가군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 우리 시리즈 중 베스트 셀러인 『손도끼』의 작가 게리 폴슨의 경우 지금까지 십대 대상 작품만 1백50여편을 썼다."

-외국에도 이런 문학상이 있나□

"독일 등에 '청소년 문학상'이 있는데 이미 발표된 작품 중에서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미국의 '뉴베리상'도 아동물만이 아니라 청소년물에 해당하는 작품에도 수여한다. 참고로 '사계절 문학상' 명칭에 '청소년'이란 말을 넣지 않은 것은 응모 자격 자체가 중.고생인 '대산 청소년 문학상' 등과 헷갈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범우사의 '사루비아 문고'나 문원의 '세계 청소년 화제작 시리즈' 등 다른 청소년 대상물은 고전이나 해외 번역작품 위주다.'1318 문고'의 경우 국내 작가의 창작물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지금까지 20권이 나왔는데 그 중 소설 4권, 수필집 2권이 국내 창작물이다. 그런데 소설 중 『밥이 끓는 시간』 등 3편이 박상률씨 작품이다. 그만큼 국내 작가가 부족했다. 현재 기성 작가들 중 공선옥.김남일.한창훈.박일문.김영하씨 등과 계약을 맺었거나 추진 중이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십대들의 시각, 그들의 감성으로 투철한 작가의식을 보여준다는 것이 아무래도 생소한 작업이라 어려워하는 것 같다."

-앞으로의 시장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우리 시리즈 중엔 3만~4만부씩 팔린 책들도 있다. 직접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도 한몫 했다고 본다. 예를 들어 '1318 북리뷰'라는 신문을 1년에 2번씩 발행해 학교 정문 앞에서 직접 나눠주거나 선생님들에게 보내고 있다. 요즘 다른 단행본 출판사들도 본격적으로 청소년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동물의 예처럼 시장이 커지고 인식이 바뀌면 보다 좋은 작가.작품들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김정수,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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