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월드컵] 한·일 4강 길목서 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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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영원한 맞수' 한국과 일본이 16일 오후 7시 대만 타이베이의 티엔무구장에서 야구 월드컵 4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예선에서 7전 전승을 거둔 B조 1위 일본과 5승2패로 A조 4위에 그친 한국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일본이 상승세의 분위기를 타며 최강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예선 최종전의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맞수의 대결은 언제나 그렇듯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한국은 최근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한.일전에서 3승1패로 우위에 있다. 1999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승리했고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에서 2연승을 거뒀다. 올해 고베 친선대회에서 졌지만 그 때는 정수근(두산).심정수(현대) 등 중심타자들이 불참했다.

한국은 3연승을 거둘 당시 마운드의 핵이었던 구대성(오릭스)이 빠지고 마일영(현대).이혜천(두산).오상민(SK) 등이 '왼손 3인방'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올해 프로야구 다승.구원부문 1위 신윤호(LG)가 버티고 있다. 전통적으로 좌완투수에 약한 일본전 선발은 지난 11일 도미니카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마일영이 유력하다.

일본은 올해 센트럴리그 다승 1위 후지이(야쿠르트)를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후지이 역시 좌완이다. 현재 한국 타선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정수근과 이병규(LG)가 모두 왼손타자인 점을 감안하면 어려운 상대다.

김정택 감독은 일본전을 앞두고 "때리면 이기고 못 때리면 진다"는 말로 타선의 회복 여부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대만전에서 침묵을 지킨 4번 마해영(삼성)과 5번 이영우(한화) 등 중심 타자들이 제몫을 해줘야 승산이 있다는 말이다.

반면 일본은 이구치(다이에).다카하시.아베(이상 요미우리) 등 타자들이 기복없는 중심 타선을 이루고 있다. 일본 타선은 객관적으로 한국 투수진이 5점 이내로 막아내기 힘든 화력이다. 지난해 올림픽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일본과 오히려 한 단계 낮아진 전력의 한국.

모두가 일본의 우위를 점치지만 한국 관계자들은 한.일전의 '변수'를 기대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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