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호텔 슬롯머신·증기탕 월드컵과 연계하면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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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2일 한국관광호텔업협회는 관광오락업(슬롯머신)과 관광휴양 목욕장업(증기탕)의 영업을 허가해 주지 않으면 2002년 월드컵 참가선수단의 숙박예약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축구를 사랑하는 고교 1학년 학생으로서 분통이 터진다. 내가 봐도 정말 황당한 주장이고, 어린아이가 철없이 구는 것 같다. 괜찮다면 내 방이라도 선수단에게 내주고 싶은 심정이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 해서 예의 지키는 것을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했다. 손님이 오시면 기꺼이 안방을 내놓던 정신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호텔업계가 왜 그러는지 의문이다. 슬롯머신과 증기탕은 우리 정서에 맞지 않고 교육적으로도 좋지 않다. 한마디로 세계적인 행사를 볼모로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관광호텔업계는 국가위신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돼 2002년 월드컵 행사가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정한 축제의 한마당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준형.서울 서초구 서초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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