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공공 도서관 열람실은 직원이 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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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이들과 함께 집 근처의 공공 도서관을 가끔 이용하는 주부다. 이 도서관은 몇 개월에 걸친 내부공사를 얼마 전 끝내고 "열심히 모시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다시 문을 열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찾았다.

그런데 도서관 시설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채 둘러보기도 전에 기분을 완전히 잡쳤다. 어린이 열람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한심한 근무태도 때문이었다.

열람실에는 남녀 한명씩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이용객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잡담만 늘어놓고 있었다. 어른들이 함께 있어도 그 정도인데 아이들만 있으면 얼마나 심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그들은 정숙을 요하는 도서관의 열람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말했다.

대화 내용도 생활 주변의 소소한 것들이었다. 자신이 가입했던 보험과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랐던지 여직원은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중도해지에 관해 물었다. 통화가 끝나자 다시 개인적인 통화를 했다.

이런 마당에 내부를 고친 게 무슨 소용이 있으며 어떻게 열심히 모시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곳에서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읽고, 보고, 듣고 나올지 걱정됐다. 그 담당자들은 우리의 꿈나무들을 위해 어떻게 봉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ID momtwin.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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