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는 테러리즘 채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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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라크 임시정부는 무장 저항세력뿐 아니라 알자지라 방송과도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하짐 샤알란 이라크 국방장관은 23일 아랍권 최대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를 "테러리즘 채널"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장관은 알자지라 바그다드 지국에 대한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해 임시정부와 알자지라 간 갈등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샤알란 장관은 이날 범아랍 일간 알샤르크 알아우사트와의 회견에서 "알자지라가 테러리즘 채널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우리는 공개적으로 주저없이 그렇게 부른다"고 말했다. 알자지라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활동과 인질참수 테이프를 독점보도해 폭력을 고무한다는 이유로 지난 8월 바그다드 지국 폐쇄명령을 받았었다.

장관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경호원이며 테러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 최고위 측근으로 알려진 이라크 테러리스트 우마르 하디드가 알자지라 바그다드 지국장인 하미드 하디드와 형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디드 지국장이 팔루자에서 벌어진 인질 참수 녹화 비디오테이프 및 저항세력의 동향을 동생인 우마르로부터 건네받고 있다"고 장관은 강조했다. 장관은 또 알자지라가 법을 어기고 비밀리에 취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조치를 취할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알자지라의 입장도 강경하다. 팔루자 작전이 끝나가던 지난주에도 '불법 취재활동을 그만 하라'는 임시정부의 경고를 받았지만 '보도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알자지라는 지난 8월 지국폐쇄 결정에 반박하는 성명에서도 "사실보도는 우리의 자유이자 의무"라고 반박했다. 한편 아랍 언론과 인권단체들은 "임시정부가 최근 수니파 지역의 미군의 무력진압에 대한 '입막음'을 하기 위해 알자지라를 다시 죄기 시작했다"고 24일 임시정부를 비난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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