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작전 더 큰 폭력 부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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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엔본부=신중돈 특파원, 외신종합]9.11 테러로 연기됐다 지난 10일 속개된 제56차 유엔 총회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기조연설로 대테러 전쟁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펴고 있다.

각국 지도자들은 테러 추방이야말로 국제사회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나 미국 주도의 강력한 군사 대응이 유일한 선택으로 간주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그 수행방법에 관해서는 이견을 드러냈다.

2년 전 유엔 연설에서 '문명간의 대화'를 촉구했던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11일 연설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이 테러를 억지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폭력과 불관용(不寬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면 온건한 이슬람 여론까지 테러 퇴치 운동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카슈미르를 둘러싼 인도.파키스탄 분쟁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5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회의기구(OIC)를 대표해 연설한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은 "9.11 미국 테러범들을 응징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장차 똑같은 테러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하는 데도 관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은 "테러에 대한 군사작전이 목표물을 확실히 설정해 무고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손상도 가해지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의 잠재적 목표가 될 수 있는 전세계 모든 국가는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어떤 나라든 테러를 지원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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