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플로리오 라프레리 인터내셔널 사장이 말하는 ‘럭셔리 뷰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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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럭셔리 뷰티 시장을 이끌고 있는 라프레리 인터내셔널의 린 플로리오 사장(사진)이 최근 방한했다. 20여 년간 라프레리에서 근무해온 뷰티 전문가 입장에서 ‘럭셔리 뷰티’란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한국은 첫 방문인가.

“그렇다.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 좀 더 일찍 와 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 한국 지사를 설립한 지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방문 기회가 생겼다.”

-한국 뷰티 시장을 어떻게 보나.

“한국은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향후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큰 중요한 시장이다. 직접 와서 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한국 여성들은 어느 나라 여성보다 패션과 뷰티에 민감하다.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신제품에 도전해보려는 성향이 강하다. 아울러 합리적이어서 품질이 따라주지 못하면 아무리 트렌디해도 선택하지 않는다. 한국 소비자를 공략하려면 품질과 이미지를 모두 갖춰 ‘신뢰’를 쌓지 않으면 힘들 것이다.”

-라프레리하면 럭셔리 뷰티가 떠오른다.

“럭셔리 시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뷰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뷰티분야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종전 럭셔리 시장은 일부 상류층만을 위한 것이었다. 럭셔리 스킨 케어는 1990년대 초부터 시장이 형성됐다. 그 중심엔 70년대 후반부터 기반을 다져온 라프레리가 있었다.”

-럭셔리에 대한 반감도 적지않다.

“물론 당시에도 럭셔리에 대한 논란은 많았다. 하지만 라프레리는 뷰티 시장의 ‘리더’가 되길 원했다.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그에 합당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이다.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하고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인내도 요구된다. 하지만 우리가 이 브랜드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여성을 만족시키려면 그래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대중이 쓰기엔 럭셔리 뷰티 제품의 가격이 만만찮다.

“럭셔리 뷰티란 좋은 품질과 사용 후 만족스런 효과, 고객을 응대하는 고급 인력 서비스가 합쳐졌을 때 만들어 진다. 품질은 좋은데 서비스가 엉망이라거나 바르는 순간엔 만족스럽지만 사용 후 피부 개선 효과가 없다면 자격이 없다. 이를 위해선 막대한 제품 개발 투자와 지속적인 직원 교육, 시대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확고한 브랜드의 이미지화 작업이 필요하다. 당연히 비용이 많이 들지 않겠나. 제품 하나만 보지 말고 그 뒤에 숨어 있는 것들을 봐줬으면 한다.”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가격을 조정할 계획은 없나.

“많이 파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보다 사용 후의 만족도가 더 중요하다. 때문에 가격 조정은 현실상 어렵다. 한국에선 라프레리를 무조건 고가라고 여기는 듯한데 실은 가격대가 다양하다. 이번달 한국에서 출시한 ‘캐비아 아이 에센스’와 ‘셀루라아이 컨투어 크림’만 해도 10만원 대 후반이다.”

-인물을 모델로 내세우지 않는 원칙이 있다고 들었다.

“제품이 모든 걸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을 선택할 때 자신의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자신의 피부 상태와 환경에 따라 적절한 제품을 선택해야지, 아름다운 모델이 예쁘게 꾸미고 나온 모습을 보고 선택하길 원치 않는다.”

<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 사진=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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