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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배우 벗기는 철저한 상업주의 연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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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강철웅씨의 말마따나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비쥬얼’을 강조하며 시각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이미 소문난 몸짱 이파니(사라 역)와 조수정(박안나 역)은 늘씬한 몸매를, 남자배우인 김은식(지승남 역)은 초콜릿 복근을 자랑한다. “오디션을 볼 때, 배우들의 연기도 중요했지만 비쥬얼은 당연히 살펴봐야 했습니다.” 연출가 강철웅씨의 한 마디 말로 비쥬얼을 강조한 ‘몸짱연극’은 만들어졌다.

▶노출보다는 작품성(?)

연극이 선택한 것은 마광수 교수의 원작을 살린 음담패설에 가까운 ‘야한 대사’와 ‘노출’이었다.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에서 배우 조수정은 연극이 시작된 후 바로 상반신을 노출한다. 조수정은 "연극에서의 노출은 극의 흐름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이파니는 늘씬한 각선미를 드러내며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출연한다. 남자배우들은 드라마 ‘추노’처럼 복근을 강조했다. 김은식은 ‘짐승남’이 아닌 ‘지승남’을 연기한다. 연출가 강씨는 “연극도 5분 안에 관객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20-30대의 젊은 관객이 타깃이라고 말하는 연극은 셀 수 없는 베드신, 남여배우의 노출, 빠른 막 전환, 야한 대사 그리고 가학성, 성폭행 등의 소재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30년 연극 연출자 생활을 하며 100명 이상의 여배우를 벗겼습니다.” 연출가 강철웅씨는 스스럼없이 말한다.

▶시작부터 상업적인 연극

‘누가 신성한 대학교내에서 성행위를 했느냐?’가 연극의 시작이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의 이수근처럼 ‘6 곱하기 9’는 ‘72’라며 조수정(박안나 역)은 학점을 위해 교수에게 성상납을 하려 한다. 자극적인 소재부터 연극은 철저히 상업적이다. “몸매도 안되고 연기도 안되면 경멸한다.” 연출가 강씨의 말이다. 성인 연극으로써 관객을 위해 초반 2번 정도의 노출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객들을 향해 매혹적인 눈빛을 보내며 이파니는 ‘알몸으로 찾아갈꺼야’라고 노래한다. 대학로 관계자들은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역시 연출가 강철웅씨가 기존에 공연했던 '마지막 시도', '교수와 여제자'와 같이 관객몰이를 위한 철저한 상업적 연극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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