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성남] 성남, 무승부로 사실상 우승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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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우승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성남 일화는 24일 부산 아이콘스의 안방인 구덕운동장에서 승리로 우승의 길목을 넘으려 했으나 90분의 혈전은 결국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눈 앞의 우승이 그토록 부담스러웠나.성남선수들은 전반 초반 잔실수를 연발했다.긴장감에 몸이 굳은 듯 트래핑이 길어 공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고,앞으로 오는 공을 잡으려다 넘어지는 일도 잦았다.반면 부산선수들은 우승의 제물이 될 수 없다는 비장함으로 가득한 모습이었다.이민성·윤희준·김학철 등 수비수들까지 하프라인 넘어와 적극 공격에 가담하며 성남을 압박했다.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성남은 전반 29분 신태용과 30분 홍도표가 중거리슈팅을 날리며 돌파구를 마련해보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부산의 압박은 선제골로 이어졌고,그 물꼬는 우르모브와 성남의 어설픈 수비가 텄다.전반 31분 우르모브는 성남의 왼쪽 사이드라인을 따라 하프라인부터 40m가량 드리블해 들어갔다.

그러자 골라인 근처까지 와서야 성남 수비수가 앞을 막아섰고,우르모브의 센터링은 빗맞고 골문쪽으로 힘없이 흘렀다.마침 골문 앞에 있던 전우근은 흘러온 공을 왼발로 꺾어 반대쪽으로 열러줬고,기다리던 송종국이 오른발을 갖다대 골로 연결시켰다.

실점을 당하자 성남선수들은 긴장이 풀리면서 현실로 돌아왔다.전반 35분 부산 아크쪽에서 샤샤가 날린 터닝슛이 부산 골키퍼 김지혁에의 정면으로 향했다.비록 골이 터지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트래이드마크인 터닝슛 감각을 조율한 샤샤는 7분 뒤 똑같은 터닝슛으로 동점을 만든다.

전반 42분 부산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공을 잡은 성남의 이반은 샤샤가 앞쪽에 서있는 것을 보고,수비수의 가랑이 사이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밀어줬다.샤샤는 발 앞에 공이 오자 몸을 1백80도 틀면서 강한 오른발슛을 날렸다.빨래줄처럼 날아간 공은 부산 골네트 오른쪽 상단에 그대로 꽂혔다.

후반에 접어들자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됐다.초반은 후반 막판 동점을 만든 성남의 분위기였다.후반 5분 백영철의 패스를 이어받은 신태용의 슈팅이 부산 골대의 왼쪽 포스트를 비껴갔고,10분에는 샤샤의 중거리포가 부산 골키퍼 김지혁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5분이 지나면서 양팀 모두 세명씩 교체를 한 뒤 이번엔 경기주도권을 부산이 잡았다.우성용이 들어오면서 골문앞 제공권을 장악한 부산은 하리와 송종국이 전우근이 좌우에서 센터링을 올리며 성남 공문을 공략했다.하지만 성남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부산은 후반 43분 이정효의 중거리포가 성남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탄식을 했고,성남도 후반 45분 백영철의 슈팅이 김지혁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부산=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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