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간 ‘외박 유세’ 나서는 김문수 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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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경기도 대변인은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해도 직위는 유지되는 만큼 도지사 공관을 사용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도민의 생각을 보다 가까이에서 듣기 위해 ‘외박하는 도지사’ ‘떠돌이 도지사’가 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박’ 결정은 김 지사가 두 가지 이유에서 직접 했다고 한다. 김 지사는 “높은 사람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셔올 수도 없고, 후보 단일화할 상대도 없다. 도민들과 직접 만나 그들의 마음을 모으는 길밖에 나에겐 없다”고 말했다고 경기도 선거준비위원장인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전했다. 야권에서 민주당 김진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 간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고 야권의 차기 주자들이 선거 지원을 하는 걸 의식한 듯하다. 김 지사는 “경계가 넓은 경기도의 곳곳을 다니면서 도민들과 접촉하려면 공관에서 왔다갔다하기보다는 길에서 먹고 자는 게 낫다”는 현실적 이유도 댔다고 한다.

수도권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후보 가운데 김 지사는 상대적으로 당선 안정권에 들어 있다는 게 당의 평가다. 하지만 김진표·유시민 후보가 단일화를 하겠다고 한 이후 한나라당에선 긴장도가 높아졌다. “경기지사를 빼곤 다 어렵다”고 했던 정두언 의원이 “경기도도 심상치 않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달 26일부터 4일까지 실시한 중앙일보 여론조사(경기도에서 야권 단일화를 가상한 경우)에서 김 지사는 김진표 후보를 20%포인트 이겼으나 유시민 후보에 대해선 9.4%포인트밖에 앞서지 못했다. 차명진 의원은 “바닥과 현장 분위기는 좋다”며 “그러나 선거 기간 동안 우리가 만날 수 없는 세대와 계층에서 어떤 바람이 불지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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