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재 관련 5가지 제보" 이상수총무 폭로전 맞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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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은 17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직접 겨냥해 폭로전의 맞불을 질렀다. 이를 계기로 양측은 상대방에 대해 걷잡을 수 없는 폭언과 고발.맞고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이상수 총무는 이날 기자실로 찾아와 "한나라당이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 수사에 압력을 가했다면서 나를 지목한 것은 자기당 이회창 총재를 보호하려는 비열한 음해"라며 "내가 李총재의 문제를 추적하니까 이런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李총무는 "李총재와 관련, 다섯가지 제보를 받았다"면서 "지금까지 자제해 왔는데 앞으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때 문제를 제기하는 쪽으로 심경을 굳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총무에게도 그런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폭로할 내용도 부분적으로 공개했다. 李총무는 "세개는 동시 제보, 두개는 별도인데 사실을 확인 중"이라면서 "벤처기업에서 주가를 조작하고 전환사채를 팔아 막대한 차익을 남기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李총재가 차익을 남기게 했다는 말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는 얘기 안했다. 단지 한나라당이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李총무는 "(한나라당이)벤처기업의 약점을 악용해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것도 있지만 구체적 액수는 모른다"면서 "검찰과 금감원이 일부 조사했고, 현재도 조사 중이더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흑색선전대책위원회(위원장 鄭東泳의원)를 열어 "한나라당이 대선전략을 위해 여당을 파괴하고 국정을 흐트러뜨리는 '깽판 전략'을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이권 분쟁에 개입해 압력이나 행사한 민주당 李총무가 엉뚱한 헛소리를 하고 있다"면서 "李총무는 정신감정부터 받아라"는 원색대응을 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수 총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 민주당과 청와대가 이성을 상실했다"고 반발했고, 김기배(金杞培)총장은 "당사에서 한 李총무의 발언은 면책특권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사람과 국회를 운영해야 하나"고 말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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