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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서예비엔날레 대상에 김훈곤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문화의 세기로 일컫는 21세기의 첫 해에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지난 6일 전북 전주시에서 개막돼 다음달 5일까지 계속되는 '2001 세계 서예비엔날레'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김훈곤(金勳坤.59)한국서예협회 이사장. 올해 3회째인 대회에서 한국인이 대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97, 99년 대회에선 중국인 작가들이 상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20여개국에서 76명(한국 36명 포함)의 쟁쟁한 서예가들이 참가했다. 그랑프리는 초대작가들의 투표로 선정됐으며 상금은 5천달러(약 6백60만원).

金씨의 수상작품은 이태백의 시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挑李園書)'중에 나오는 '병촉야유(秉燭夜遊.따뜻한 봄밤에 가족들이 등불을 켜놓고 논다는 뜻)'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전서체로 재구성해 낸 것이다.

"젊은 날 스승이셨던 학남 정환섭 선생님은 '그림을 그리듯 글씨를 쓰라'고 말씀하셨지요. 이를 서예의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사물에 근접한 조형적인 문자를 창조해내는 것이 서예계의 과제지요."

金씨는 "서예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서예인들이 좋은 작품을 많이 선보이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서예를 접할 수 있도록 학생휘호전 등을 활성화하고 후학을 가르치는 도우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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