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보람] 78세에 통역 사는 날까지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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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78세에 통역 "사는 날까지"

O… "월드컵 자원봉사자 모집때 신청을 했는데 안됐어요. 두고두고 한이 되네요. "

김재악(78.여.강남구 개포동)씨는 새서울자원봉사센터의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자다. 지난해 초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 서울시청에 있는 서울시 홍보관에서 동료 세사람과 함께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요즘 월드컵만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

동료들중에서 제일 고령인 그는 월드컵때 자원봉사자로 나서 '얼마남지 않은 봉사' 를 멋지게 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김씨는 78년 남편이 타계하고 난 뒤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때도 경기장 안내를 맡았다. 매주 일요일마다 구파발에 있는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봉사한지 25년이나 된다.

그는 "봉사를 해야 내가 사는 것같고 기분이 좋아진다" 며 "죽을 때까지 봉사를 하겠다" 고 웃었다.

***西의성 로타리 클럽, 식수난 해결

O…지난달 15일 경북 의성군 단북면 효제리 마을앞. 최정렬(36.지하수개발업)씨등 3명이 굴착기로 파들어간 땅속에서 지하수가 치솟자 이 광경을 지켜보던 40여명의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식수가 없어 어려움을 겪던 이 마을 1백가구의 공동식수문제가 해결된 순간이었다.

이날은 의성군에 있는 서의성 로타리 클럽 회원 32명과 부인 전원이 이 마을을 찾아 봉사를 한 날. 의사.농기계판매상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은 의료봉사, 가전제품.농기계수리등 8개 팀을 만들어 면사무소 앞마당에서 아침 10시부터 주민들을 맞았다. 일주일 전부터 혼자 지하수 개발작업을 해 온 최씨는 "내 기술로 마을에 식수를 공급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 며 흐뭇해했다.

이날 마을은 로타리회원들을 찾아온 5백여 주민들은 가슴 뿌듯한 감동의 하루를 보냈다. 중기사업을 하는 박갑태(44)씨등 4명은 마을 입구에 표지석(이정표)을 세운뒤 제막식을 가졌고 다른 회원들은 홀로사는 노인댁을 찾아 보일러.싱크대 수리도 해줬다. 부인들은 노인위로잔치를 열였다.

홍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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