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근 의원 "여운환씨 수사 해봐야 헛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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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6일 행자위의 경찰청 국감에서는 '이용호 게이트' 와 관련, 구속된 여운환씨의 비호세력에 대한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용호 게이트의 진짜 몸통은 呂씨의 대부격인 J씨와 두 권력실세" 라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 "진짜 몸통 따로 있다" =한나라당 유성근 의원은 J씨와 관련, "호남 조직폭력배 중 국제PJ파.오비파.범서방파 등의 대부가 여운환씨라면 여운환씨의 대부가 바로 J씨" 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J씨는 김태촌도 거느렸던 인물인데 이무영 경찰청장은 이름을 들어봤느냐" 고 물었다.

李청장은 이에 대해 "수많은 범죄관련 첩보를 일일이 기억할 수 없다" 며 "J씨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고 부인했다.

兪의원은 "J씨가 70년대 정치폭력 사건의 주역이었고 최근에는 막강한 여권실세의 추천으로 스포츠 업계에 몸담고 있다" 며 "최근 정부 고위직 인사에서 승진한 S청장과 A장관도 두 여권실세와 J씨가 추천한 결과" 라고 주장했다.

兪의원은 또 "전라도 조폭 가운데 이들 3인방의 보호를 받는 깡패들만 활동하고 있고 그 계보가 아닌 조폭은 보호를 받지 못해 분개하고 있다는데 청장은 그 사실도 모르느냐" 고 따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격렬히 반발했다. 송석찬(宋錫贊)의원은 "여기가 국감장이 맞느냐.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 고 항의했다.

그러나 兪의원은 "경찰이 呂씨를 관리하지 않은 점이나 검찰이 소홀히 수사하고 있는 이유는 J씨 등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 이라며 "呂씨만 수사해 봐야 헛일" 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 "경찰 내 비호세력 누구냐" =한나라당은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 경찰 내 비호세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의원은 "당시 許총경이 이용호씨와 呂씨를 전혀 몰랐다고 답변했는데 8천만원을 李씨 펀드에 투자한 것이 밝혀짐에 따라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며 "許총경은 빙산의 일각" 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조차 "처신에 문제가 있었다" 는 지적이 나왔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의원은 "경찰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呂씨의 국제PJ파 하부조직원 55명에 대해 동향관찰을 하는 것으로 나와 있으나 정작 수괴급인 呂씨가 빠져 있다" 며 "이게 경찰 내 비호세력이 있다는 증거가 아니고 뭐냐" 고 따졌다.

강민석.강병철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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