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족] 육상 모전여전 박미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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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1980년대 한국육상 2백m 종목을 10년 가까이 주물렀던 박미선(39.인천 만월중 교사)씨의 외동딸이 엄마의 대를 이어 육상 꿈나무로 자라고 있다. 경기도 안산 서초등학교 6학년 이계임 선수는 지난해 12월 육상 단거리에 입문했다.

그러나 9개월의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25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제3회 육상 꿈나무선발대회 여자초등교 6년부 1백m 예선에서 13초87의 기록으로 3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는 13초92로 8위를 했으나 육상연맹의 추천으로 꿈나무로 선발됐다.

그러나 이선수를 유망 꿈나무로 육상인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부모가 유명 육상 단거리 출신인데다 신체조건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어머니 박씨는 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23초80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따냈다. 이 기록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아버지 이종윤(39.중기 임대업)씨도 2백m와 4백m 계주 국가대표 선수를 지냈다.

이선수는 1m68㎝.42㎏으로 전형적인 단거리 선수 체격을 갖추고 있다. 아직 경력이 짧은데다 훈련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기록은 미흡하다. 이날 레이스에서도 근력이 다져지지 않아 중반에 힘이 부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키에 비해 유난히 긴 팔.다리와 유연성.순발력에 육상인들은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선수는 4학년 때 배구 선수로 출발했다. 육상보다 장래가 안정적일 것이라고 본 부모의 권유에서다. 그러나 엄마를 졸라 지난해 말 육상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선수는 "엄마의 기록을 깨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는 게 목표" 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신동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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