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찰간부·정관계 인사…'이용호 리스트'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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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가 조작 등 혐의로 구속된 G&G그룹 이용호(李容湖.43)회장이 4년 전부터 검찰 간부 및 정.관계 인사들을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리스트에는 李회장을 비호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임휘윤(任彙潤)부산고검장을 포함한 검찰 고위 간부 세명과 민주당 소속 L.P.B의원 등이 들어 있으며, 이들에게는 명절 때 선물을 하는 등 특별 관리해 온 흔적도 포착됐다. 이같은 사실은 본지가 단독 입수한 G&G그룹의 대외비 자료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라 李씨가 이미 오래 전부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폭넓은 인맥 관리를 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리스트는 한나라당이 존재 의혹을 제기한 '이용호 비망록' 과는 다른 것으로 추정되며, 검찰도 이 자료를 G&G로부터 입수해 사건 관련여부 등을 수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이용호 리스트=명단은 인물의 비중에 따라 회장 비서실에서 관리하는 '회장님 거래처' '주소록(회장님)' '전화번호(회장님)' '연락처' 등 네 종류로 돼 있다. 이중 소위 A급으로 보이는 '주소록(회장님)' 에 작성된 11명의 인사 중엔 任고검장 등 검사장급 두명과 부장검사급 L씨 등 현직 검찰 고위 간부 세명, L변호사 등 법조인 네명이 포함돼 있다.

이 명단은 99년 5월 작성된 것으로 이에 앞서 97년 9월 작성된 '회장님 거래처' 에는 任고검장은 빠진 채 또 다른 검사장급 한 사람과 K.S변호사, 전 청와대 비서관 K씨, 서울 모 경찰서장의 이름도 나와 있다.

확인 결과 '회장 거래처' 등에 기재된 검찰 간부 등 법조인들은 대부분 호남 출신이거나 90년대 이후 광주 지역 근무 경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전화번호(회장님)' 명단엔 전 여야 의원 C.H씨와 여운환씨 등이 적혀 있다. 이밖에 5백21명의 명단이 수록된 '연락처' 명단엔 민주당 I의원과 한나라당 I.S.M.J의원 등의 국회 의원실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다. 또 금감원 B국장.국세청 A씨.검사 S씨 등을 비롯, 회계사.교수 등 각계 인사들의 주소와 연락처도 함께 기록돼 있다.

성호준.손민호.조민근.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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