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it and see" 회담전 JP·회담후 李총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8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의 조찬모임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배석자 없이 60분동안 계속됐다.

두 사람은 양당 대변인을 불러 회담결과를 설명하고는 곧장 자리를 떴다. 특히 李총재는 "발표 사항 외에 더 이상의 밀약은 없다" 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이 전했다. 지난해 7월 22일 골프장 오찬모임 후 '교섭단체 밀약설' 파문이 일었던 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두 사람은 식사 시작에 앞서 건강 등을 화제로 10분 정도 환담했다. 金명예총재는 "나는 아침을 안먹는데 오늘은 주시는 거니까 사양하지 않겠다" 고 말을 건넸다. 李총재가 "건강해 보인다" 고 하자 金명예총재는 "아픈 데는 없다. 마음이 가끔 괴로울 때가 있지만…" 이라고 말해 주위에서 폭소가 터졌다.

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 金명예총재는 "영어에 wait and see(기다려 보자)라는 좋은 말이 있다" 고 답했다. 李총재도 회담 후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Wait and see" 라며 미소지었다. 두사람의 회동에 앞서 양당 실무자들은 특수장비를 이용, 식사장소에 도.감청기기가 설치됐는지를 점검했다.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정치하는 분들이 수시로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일" 이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야권 공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 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두 사람이 이한동 총리 해임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등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비판의지가 부족하더라" 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金명예총재를 만나면 좀더 깊은 얘기를 나눌 것" 이라고 주장했다.

최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