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부천 장외 경마장 시내 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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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마사회 부천지점이 현재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에 있는 부천 장외발매소(실내 TV경마장)를 도심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하자 지역 주민들이 교통난과 사행심 조장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부천지점은 1995년 개장, 운영 중인 부천 장외발매소에 대해 지난 3월 원종동 주민들이 이전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을 제기하자 최근 새로운 건물을 물색한 끝에 도심지역인 원미구 심곡 2동 북부역 광장 앞 일죽빌딩(7층)으로 옮기기로 했다.

마사회 부천지점은 내년 중반께 장외발매소를 일죽빌딩으로 이전해 영업할 계획이다.

현재 원종동 실내 TV경마장은 주말(토.일요일) 하루 평균 5천여명의 경마객들이 이용하면서 주변 지역에 1천여대 이상의 차량들이 몰려 심각한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교통전문가들은 장외발매소가 도심으로 이전할 경우 주말에 건물 주변은 물론 부천 시내 중심 도로인 부일로, 중앙로, 성가병원 앞, 역곡역까지 교통을 마비시키는 교통 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예정 지역 주민들은 "장외발매소가 들어서면 교통 체증과 주차난 이외에도 사행심을 조장하고 주거 및 교육환경을 악화할 것" 이라며 제3의 장소로 이전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또 부천 경실련과 부천 YMCA 등 10여개 시민.환경단체를 비롯해 천주교 인천교구, 기독교, 불교계 등 종교 단체들도 잇따라 '이전반대 성명서' 를 발표하는 등 부천 전지역 주민이 반대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장외발매소 이전저지공동대책위' 를 결성, 주민 3백여명이 부천시청 앞에 모여 '이전 계획 백지화' 를 요구하며 집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부 안민숙(45)씨는 "장외발매소가 옮겨오면 지금도 극심한 체증을 빚는 도심 지역과 인근 주택가 골목마다 차량으로 넘쳐 생활에 큰 불편이 예상된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 부천지점 관계자는 "주민들의 집단 반발에 부닥쳐 현재 이전 계획 추진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며 "부천시와 협의를 계속하는 한편 서울 강서구 등 제3의 장소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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