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발 에이즈 백신 원숭이 실험서 큰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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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필라델피아 AP=연합] 미국에서 2년 전 개발됐던 에이즈 백신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장기실험 결과 에이즈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하버드대 의대팀은 2년 전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바이러스(HIV)의 유전자에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인터류킨-2를 결합해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길러주는 에이즈 백신을 개발했다.

이 대학의 노먼 레트빈 교수팀은 이 백신을 접종한 원숭이들에게 발병하기에 충분한 분량의 HIV를 주사해 효능을 실험했다.

실험 결과 백신을 맞은 원숭이들은 6백일이 넘도록 에이즈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생존했으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같은 분량의 HIV를 맞은 원숭이들은 87%가 에이즈에 걸렸고 이중 75%는 사망했다.

레트빈 박사는 6일 미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에이즈 학술대회에서 이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현재 HIV에 감염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에 대한 효과가 확인되더라도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종 점검해 의약품으로 상용화하려면 앞으로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시간이 경과한 후 백신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체내에 남아 있는 HIV가 증식해 에이즈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험용 원숭이들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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