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 총장 - 백악관 또 정면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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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백악관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 없이 이라크를 공격한 것이 발단이다. 그런 불만이 미 대선(11월 2일)을 달포 남긴 지난 9월 중순 터져나왔다. 영국 BBC방송에 나와 "이라크 전쟁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난 총장이 치안 부재를 이유로 이라크의 내년 1월 총선에 유엔 선거관리요원의 파견을 거부하고 있어 미국 관리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아난 총장이 미국에 할 말은 하겠다고 작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의 두번째 임기가 2006년 말이니 더 이상 눈치볼 게 없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사담 후세인 시절 유엔이 관리해 온 이라크 '석유-식량 교환프로그램'의 비리를 캐고 있는 것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은 당시 후세인 대통령이 유엔 관계자들에게도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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