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유휴지 개발사업자 선정을 놓고 벌어진 외압공방에 9일 정치권이 본격 가세, 물고 물리는 양상으로 발전했다.
민주당 설송웅 의원은 이날 외압 의혹을 처음 제기한 공항공사 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을 겨냥한 폭로전을 폈다. 그동안 외압 의혹의 초점이 됐던 에어포트72의 경쟁사인 ㈜원익이 오히려 특혜를 받아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선정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공항 면세점을 여권인사들이 나눠가졌다는 주장으로 다시 맞불을 놓았다.
◇ "평가계획서 고의 변경" 주장= 설의원은 "사업계획서 접수 전날인 지난 6월 21일 업체들의 기본요건을 심사하기 위한 평가계획안의 주요 항목인 토지사용료가 토지사용기간으로 변경됐다" 며 "이같은 변경이 이상호 전 단장의 전결로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심사의 공정성에 의혹이 일고 있다" 고 말했다.
이같은 변경이 ㈜원익에 특혜를 주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였다는 것이다. 때문에 토지사용료를 낮게 제시(3백25억원)해 탈락할 위기에 처했던 원익이 구제됐다는 주장이다.
설의원의 주장은 지난 6일 강동석 사장이 제출한 관련서류를 근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李전단장측 부인=李전단장측은 "지난 3월 투자자 모집 공고 당시 사용료의 기준을 얼마로 해야할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설명서에 토지사용료 항목을 기재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고 주장했다.
항목 변경과 관련해서는 "사업설명서상의 평가요건에 들어있던 토지사용료 항목을 기본요건 심사항목에서 빠뜨린 것은 잘못이지만 실무적인 실수였다" 고 해명했다.
그는 문제의 항목을 변경한 시기에 대해 "지난 3월 공고 후 3개월에 걸쳐 평가계획서를 작성했으며 업체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기 전날인 6월 21일 확정했다" 고 말했다.
특히 이 평가계획안을 강동석 사장이 최종 결재했기 때문에 姜사장도 토지사용료 항목 누락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폈다.
한편 설의원의 ㈜원익 구제 주장에 대해 평가위원단 실무자는 "토지사용료의 규모나 세부적인 내용은 평가위원회에서 따질 문제" 라며 "단돈 10원이라도 사용료를 내겠다는 의사 자체를 밝힌 것만으로 기본 요건을 통과할 수 있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 토지사용료 얼마씩 제시했나=에어포트72가 가장 많은 1천7백38억원을 제시했고, 원익은 3백25억원으로 두번째였다. 두 업체와 함께 최종심사에 올라간 T건설의 제시액은 3억원이었다.
K.L.H사는 각각 2백55억.2백40억.93억원을 제시했으나 건설기간 초과, 대출확약서 미제출 등의 이유로 탈락했다.
김창우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