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 간담회] 주5일 근무제 탄력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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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4일 경제장관간담회는 당일 오전 회의를 소집할 정도로 급하게 열렸다.

이날 오전 김대중 대통령이 주5일 근무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측면도 있지만,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영정상화와 판교 신도시 벤처단지 건설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았기 때문이다.

진념 경제부총리는 이날 논의한 내용을 25일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 하이닉스반도체 추가 구조조정 = 하이닉스의 재정 주간사인 샐러먼스미스바니는 2주일 전부터 하이닉스의 현금흐름 등을 다시 파악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측은 추가 구조조정 방안과 관련, 분사한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통신사업 부문의 지분(1백%) 중 일부를 해외에 매각하는 것을 포함해 총 1조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주5일 근무제 조기 도입 = 1주일에 5일 근무하고 이틀 쉬면 레저.관광은 물론소비가 늘어나 내수 진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도입 원칙은 지난해 노사정위원회에서 이미 합의했다.

하지만 재계는 토요일 근무는 시간외 근무가 돼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하므로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고, 그냥 쉬게 하면 공장 가동시간이 짧아진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명해왔다.

재계는 대신 생리휴가나 연월차를 줄여 부족한 근무시간을 보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휴가일수를 줄이면 주5일 근무제도의 의미가 없다며 맞서왔다.

정부는 공기업과 지자체가 투자한 지방공사에 먼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기업도 노조가 반발할 수 있지만 임금면에선 민간기업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 판교 신도시 벤처단지 = 단지 조성 규모와 단지 내 입주 기업을 놓고 건설교통부와 경기도가 맞서왔다.

경기도는 수도권 공장총량제에 묶여 공장설립이 어려우므로 단지를 60만평으로 하고 제조형 벤처도 포함시키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10만평 규모에 소프트웨어 벤처만 넣으려는 데서 마찰이 빚어졌다.

이날 경제장관간담회에선 건교부 안대로 벤처단지의 면적을 20만평 이내로 하는 대신 제조형 벤처기업의 입주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거론했으며, 건교부가 당정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김시래.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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