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문화마당' 사랑방 역할 톡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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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문화 정책 입안자들과 문화계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만나는 '열린 문화마당' 이 문화 활성화를 위해 의견을 활발히 나누는 '문화계 사랑방' 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과 사안별 관계 공무원들이 참가하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이 토론을 벌이는 '열린 문화마당' 은 매달 1~2회로 지금까지 다섯 차례 열렸다.

지난 4월9일 열린 첫 회에서는 '우리문학의 세계화' 라는 주제로 우리 문학번역 지원사업 활성화 문제가 토론됐으며 공연예술인들에게는 아주 민감한 '문화예술에 대한 기부금 확대 방안' 이 둘째 주제로 올려졌다.

청소년 정책(3회), 연극활성화 방안(4회), 청소년 성매매의 실태와 대책(5회) 등도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논의됐다.

이런 자리에서는 문화부측이 주로 의견을 경청하는 입장이다. 첫 회 '우리문학의 세계화' 를 토론하는 자리에서는 "제발 노벨상을 타기 위한 번역은 이제 그만 둬라" 는 질타가 나왔는가 하면 "그간의 번역작업이 원로작가들의 나눠먹기에 불과했다" 는 뼈아픈 지적도 나왔다.

연극 활성화 방안을 다룬 4회 마당에서는 "영화에 비해 연극이 너무 홀대받고 있다" 는 소리가 적지 않게 나왔고 일부 연극인은 극빈 연극인을 위해 생활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꺼내놓기도 했다.

문화부는 이런 자리를 통해 수렴한 여러 의견들을 가능한 한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일례로 연극과 관련해서는 ^전문 예술법인.단체를 육성하는 제도 마련 ^연극 등 공연예술의 벤처화 ^대학로 문화지구 지정 등의 방안을 문화부가 검토 중이다.

4회 마당에 참석했던 연극인 최종원씨는 "할 얘기는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나와 봤는데 어쨌든 현장 목소리를 장관 등에게 전달할 수 있어 좋았다" 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3회)는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는 것 자체는 매우 의미 있으나 정부측은 이 자리가 허례(虛禮)에 불과하지 않도록 정책 반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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