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 환자 급증…평소보다 40%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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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연일 고온다습한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여름철 불청객' 장염(腸炎)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달 들어 일선 병원에는 설사.복통.고열.구토 등 장염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가 평상시보다 30~40% 늘고 있다.

특히 살모넬라균.장티푸스.대장균 등으로 인한 세균성 장염도 많아 완치하는 데 평상시(4~5일)의 배 이상 걸리기도 해 여름철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장내과의 경우 지난달 하루 대여섯명에 불과하던 장염 환자가 이달에는 30~40명으로 늘었고, 서울 양천구 목동 오내과의원 역시 장염환자가 3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전북 전주시 서신동 서신병원은 하루 1백여명의 내과환자 중 절반 이상이 장염환자다.

林모(35.전주시 서신동)씨는 "같은 사무실 선배가 지난주 장염을 앓은데 이어 이번에는 나와 후배도 똑같은 증세로 치료받았다" 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염 환자가 급증하는 원인을 고온다습한 날씨 속에 시민들이 너무 차갑거나 상한 음식을 먹는 경우가 잦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오내과의원 오현주(吳賢珠.44)원장은 "이번 장염은 성인보다 중.고생 등 청소년층의 발병률이 높고 잠복기도 수시간 정도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며 "여름에는 포도상구균 등 장염을 일으키는 각종 세균의 활동이 왕성해져 치료기간이 길어진다" 고 말했다.

장염은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노인.어린이 등 노약자는 신부전증 등 합병증이 유발되고 탈수증세도 나타난다.

◇ 예방법=전문가들은 냉장고에 보관 중인 음식물도 반드시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맛과 냄새가 이상하면 즉시 버릴 것을 당부한다.

바이러스성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수돗물을 반드시 끓여먹고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일단 하루 이상 장염증세가 계속되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설사가 심하면 탈수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찬 음료와 기름진 음식, 장 운동을 촉진하는 과일 섭취는 삼가야 한다.

장대석.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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