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4일 미사일 요격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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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워싱턴 = 김진 특파원] 미국 국방부는 오는 14일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사일 요격 실험을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이 실험은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을 위한 것으로, 실험 결과는 부시 행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MD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모두 세번의 미사일 요격 실험을 실시했으나 그 중 두번 실패했다.

실험은 14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 사이에 진행된다. 먼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연습용 탄두와 유인체를 실은 미니트맨Ⅱ가 발사된다. 미니트맨Ⅱ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종이다.

이로부터 20분 뒤 7천6백80㎞ 떨어진 남태평양 마셜군도 콰얄레인 아톨에서 54㎏의 요격 미사일이 발사된다. 계획대로라면 요격 미사일 발사 10분 뒤 태평양 상공에서 컴퓨터로 유도되는 요격체가 미니트맨Ⅱ를 격추하게 된다.

실험에는 위성 미사일경보시스템, 지상 조기경보레이더, 콰얄레인 아톨의 X밴드 레이더,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전투관리시스템도 동원된다.

이번 실험의 요체는 미사일 자체에 대한 요격보다 요격미사일의 센서가 탄두와 유인체를 식별해낼 수 있는지 여부다. 비판론자들은 "요격미사일의 최대 난제는 유인체를 구별해내는 능력" 이라며 "그동안 얼마나 더 뛰어난 센서를 개발해냈는지는 의문" 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7월 실험에서는 요격체가 로켓에서 분리되지 않아 목표물을 명중시키지 못했고, 지난해 1월에는 요격체 내부의 습기로 목표물을 확인하는 열감지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2002년도 국방예산안에서 MD 연구.실험비를 올해보다 40% 늘린 83억달러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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