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들 한판 붙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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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르노삼성차가 다음달 1일 처음으로 대형차(SM7)를 선보임에 따라 국내 대형 승용차 시장 쟁탈전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올해 소형.중형.준중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다양한 차종의 신차가 나왔지만 대형차의 새 모델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의 에쿠스.다이너스티, 기아차의 오피러스, 쌍용차의 뉴체어맨이 현재 대형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르노삼성은 오는 30일 신차발표회를 열고 다음달부터 'SM7'의 시판에 들어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7'은 'SM5''SM3'의 명성에 걸맞은 고품격 차량"이라며 "현대.기아.쌍용차와 함께 대형차 시장의 4강 구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SM7은 닛산의 6기통 네오(Neo) VQ엔진을 장착했고 닛산 '티아나'모델의 외관과 비슷하다. 하지만 실내 인테리어는 국내 고객을 겨냥해 한층 고급화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새 모델은 2300cc와 3500cc급 두 종류로 가격은 2500만~3500만원 선이다. 이 차는 지난 1일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이에 맞서 현대차와 GM대우도 새 대형차를 내세워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TG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개발 중인 그랜저XG 후속 모델을 내년 상반기쯤 선보일 계획이다. 이 차는 람다엔진을 장착한다. 이 엔진은 기존의 6기통 엔진보다 출력은 25%, 연비는 5% 향상시킨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3300cc와 3800cc급 두 종류가 있다.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GM대우차는 내년 초 고급형 세단인 '스테이츠맨'(가칭)을 내놓는다. GM의 호주 자회사인 홀덴사가 개발한 이 차는 한국에서는 조립 생산될 예정이다. 국내의 일반 승용차와 달리 승차감이 좋은 후륜구동 시스템을 채용했으며 2800cc와 3600cc급 두 종류가 있다. 스테이츠맨은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파리의 연인'에도 등장해 사전 인지도를 높였다. 5000만원대의 3600cc급은 현대차의 에쿠스와 한판 대결을 노리고 있다. 2007년부터는 부평공장에서 직접 양산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대형차 시장 공략에 맞서 국내 업체들이 앞다퉈 대형차 출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대형차의 새 모델 경쟁으로 소비자의 차량 선택폭이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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