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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참사] 폭풍우 휘말린 헬기 선회하다 추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대우조선 헬기 추락사고는 김해공항을 이륙한지 5분여 만에 일어났다.

사고 당시 현지에는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마침 돌풍마저 몰아쳐 사고 헬기가 회항하려는 순간 중심을 잃고 바다로 곤두박질쳤다.

생존자들은 마침 사고순간을 목격하고 어선을 몰고 달려간 어민 등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 사고=서울에서 도착한 김종진 회장 일행과 이들을 마중나온 대우조선 임직원 등을 태운 대우조선 소속 시코스키 12인승 헬기(기장 정재권)는 김해공항을 떠나 경남 진해시 웅천동 호미섬 앞 바다에 이른 순간 갑자기 악천후를 만났다.

부산 신항만 공사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효명건설 근로자 제철진(52)씨는 "돌풍과 폭우 속에서 헬기가 수면 위를 비틀거리며 오르내리다 추락했다" 고 말했다.

생존자 강익수 부기장은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쳐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기수를 돌리던 중 사고를 당했다" 고 말했다.

◇ 구조=사고를 목격한 김강식(39)씨 등 3명이 어선을 타고 사고현장에 도착, 부상자를 구조하고 金회장 등의 시신을 인양했다.

사망자 7명은 삼성서울병원과 부산 하나병원 등에 안치됐으며 부상자는 마산 새성모병원과 부산 동아대병원 등에 분산 치료 중이다.

◇ 원인=경찰은 악천후를 무시한 무리한 운항이 사고원인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헬기 부기장은 출발할 때 날씨가 정상이었다고 말했으나 사고 현장에는 시간당 50㎜ 이상의 기록적인 호우가 내리고 있었다.

대우조선측은 "사고 헬기는 김해공항 항공관제실의 정상적인 이륙 허가를 받고 출발했으며 돌풍과 비바람을 만나 회항하려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말했다.

◇ 피해자=金회장 일행은 조선용 철판 수급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우조선으로 가던 길이었다. 동국제강 간부들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을 출발, 김해공항에서 헬기를 갈아타고 대우조선에서 신영균 사장 등 간부들을 만난 뒤 오후에 귀경할 예정이었다.

대우조선은 포항제철.동국제강 등으로부터 월 1만t 가량의 강재를 구입하고 있으며 이중 동국제강의 납품량은 50%에 이른다.

◇ 사고 헬기=대우조선이 회사를 방문하는 외빈이나 임직원용으로 매일 한차례 김해공항에서 거제도까지 왕복운항하는 셔틀헬기(기종 S-76B.미국산)다. 1986년 도입됐으며 삼성화재 사고보험에 가입했다.

진해=강진권.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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