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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녹색 시티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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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지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 지역 명소를 몇 곳이나 가봤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시민들을 위해 용인시가 녹색 시티투어를 마련했다. 지난달 27일 첫 운행을 시작한 이 투어에 중앙일보 MY LIFE가 함께 했다.

용인의 문화공간을 한 번에 살핀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 수지레스피아 앞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용인시가 운영하는 녹색 시티투어버스에 오르기 위해서다. 이 버스는 2개 코스로 나눠 매월 둘째넷째 주 토일요일에 운행된다. 1코스는 박물관·미술관 중심으로 구성했다. 2코스는 체험을 즐기기에 좋도록 짜여졌다. 용인시 김흥동 문화관광과장은 “우리 시의 다양한 문화 공간을 알리기 위해 시티투어버스를 마련했다”며 “용인의 문화·체험 공간을 돌아보고 싶어하는 다른 지역 거주자도 서비스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문화관광해설사가 동승하는 것은 시티투어의 묘미다. 배미숙 문화관광해설사는 “설명을 통해 용인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되기를 늘 희망한다”고 말했다. 녹색시티투어는 20명 이상 신청해야 운행한다. 이날 탑승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0대 어르신까지 모두 34명이었다.

삼림욕으로 오전 시간을 마무리

43번 국도를 타고 10분 정도를 달려 첫 코스인 한국등잔박물관(처인구 능원리)에 도착했다. 이 곳은 세브란스병원 의사였던 김동휘씨가 40여 년간 수집한 등잔을 모아 1997년 9월 개관했다. 1층은 사랑방·안방·찬방·부엌 등으로 실내 공간을 구성하고 선비·아낙·아이·서민들이 쓰던 등잔을 전시했다. 2층에서는 등잔의 역사와 다른 나라의 등잔을 볼 수 있다. 박물관을 좋아한다는 김기민(66·수지구 죽전동)씨는 “전에도 온 적이 있는데 설명을 듣는 것은 처음”이라며 “무심코 지나쳤던 등잔의 종류와 용도를 알게돼 좋았다”고 말했다.

등잔박물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정몽주 선생 묘가 있다. 개성 풍덕에 있던 묘소를 현재 위치인 모현면 능원리 문수산 기슭으로 옮겨 부인 경주 이씨와 합장한 것이다.

다음 코스는 용인자연휴양림(처인구 초부리)이었다. 이곳은 지난해 9월 오픈해 벌써 5만 명이 다녀갔다. 자연휴양림에 상주하는 조명숙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따라 산책로를 걸었다. 틈틈히 수목과 동물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초등학교 4학년인 이유나양은 세번째로 자연휴양림을 찾았지만 동식물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은 처음이란다. 이양은 “오늘 배운 봄풀·한해살이와 두해살이 식물 등에 대해 친구들에게도 알려줘야겠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설명으로 이해 높여

점심 식사 후 용인문화유적전시관(기흥구 중동)에 들렀다. 용인시에서 발굴된 유물을 한 눈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전시실에서는 동백지역에서 발굴된 구석기 유물을 볼 수 있다. 고려시대부터 1000여 년 간 용인에서 이뤄진 도자기 생산 활동도 돌아볼 수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조선시대 주거지, 삼국시대 석실분·석곽묘 등이 있다. 문화재 발굴 체험실은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다. 조창순(60·수지구 풍덕천동)씨는 “손자가 올해 초등학생이 돼서 체험학습에 관심이 생겼다”며 “손자들을 데리고 올 만한 곳”이라고 전했다.

백남준 아트센터(기흥구 상갈동)는 경기도 문화재단이 2008년 10월 개관했다. 백남준이 40여 년의 작품 활동으로 남긴 삼원소·TV물고기·TV시계·로봇 K-456 등 작품 67점과 개인 사물, 비디오 아카이브를 소장하고 있다. 아트센터 큐레이터의 설명으로 백남준의 작품 세계를 돌아봤다.

마지막 코스인 이영미술관은 전통미술에서 현대미술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하고 있다. 간단한 미술관 설명을 듣고 두팀으로 나뉘어 전시실을 돌아봤다. 3월까지 진행한 특별기획전을 통해 남경민·이용덕·이진준·임상빈 등 현대미술작가 9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회화·조각·영상설치·사진·가변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정효재(초4)·웅재(초1) 남매를 데리고 투어에 참가한 주부 정일찬(40·수지구 동천동)씨는 “15명 정도의 소수 인원이 큐레이터의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코스 당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밖에 안 되는 건 조금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지순·지아(초3) 쌍둥이 남매와 함께 한 주부 모미경(42·수지구 풍덕천동)씨도 “여러 곳을 하루에 방문하려다 보니 아이들이 피곤해 하는 것 같다”며 “이후 가족들과 다시 한 번 천천히 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투어가 끝난 후 황명숙(62·수지구 성복동)씨는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곳을 찾아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운 하루였다”고 말했다.이어 “1·2코스의 출발 장소를 번갈아 가며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수지에 사는 사람들이 2코스 출발지인 용인시청 앞까지 가기 위해서는 1시간~1시간30분 가량 걸리기 때문.

녹색 시티투어는 운영일 2일 전까지 예약할 수 있다. 1코스는 성인 1만2000원, 18세 미만 1만원, 미취학 아동 5000원이다. 2코스는 성인 2만원, 18세 미만 1만8000원, 미취학아동 7000원이다. 2코스 미취학 아동의 치즈만들기체험 비용은 별도다.

[사진설명]용인시 녹색 시티투어 참가자들이 세 번째 코스인 용인자연휴양림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문의=031-276-8686,1441

<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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