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이렇습니다] 정부 추계 뛰어넘는 인구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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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장래 추계인구는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토대로 인구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세 요소인 출산율·사망률·국제이동 수를 감안해 전망한다. 통계청은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추계인구를 2005년 4813만8000명에서 2009년 4874만7000명으로 60만9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110만 명 이상 증가해 지난해 인구가 4920만 명 안팎에 달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인구 증가 둔화세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원래 한국은 국제인구 이동 면에서 순유출국이었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인구보다는 이민 등을 통해 외국으로 나가는 인구가 더 많았다.

그러던 게 2006년부터 역전됐다. 국제결혼이 늘고, 중국 동포를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급속도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국제이동에 따라 인구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19만7000명 감소할 것으로 봤으나 실제로는 10만 명 증가했다. 인구가 29만7000명 더 늘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2009년 국제이동에서 10만 명 정도 증가 요인이 생겼다고 가정하면, 국제이동에 따른 인구는 추계치보다 40만 명가량 늘어난다.

신생아도 더 많이 태어났다.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상징적인 통계다. 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2005년 1.08명에서 2010년 1.15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2006년 1.12명 ▶2007년 1.25명 ▶2008년 1.19명 ▶2009년 1.15명이었다. 덕분에 2005~2009년 출생아 수는 228만7000명으로 추계치(222만3000명)보다 6만4000명 더 많았다.

의료기술 발달에 따라 사망률도 예상보다 낮아졌다. 통계청은 2005~2009년 13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계했으나, 실제로는 122만4000명이 사망해 인구를 7만6000명 더 늘리는 효과를 냈다. 결국 통계청의 2006년 추계 때에 비해 55만 명가량 인구가 더 늘어난 셈이다.

덕분에 2019년으로 예상됐던 한국의 인구 감소 시작 시기가 5~10년가량 늦춰질 전망이다. 통계청 추계치로는 최대 인구가 2018년 4934만350명에 그칠 전망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실제로는 500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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