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댐 지자체간 갈등으로 방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오랜 가뭄끝에 호우가 내렸지만 금강 상류의 용담댐(전북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은 물을 담지 못하고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다. 가뭄 때는 용수원 구실을 못하고 홍수 때는 유량조절도 못하는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대전 충남.북과 전북등 주변 4개 광역자치단체간에 물이용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지 못해 담수시기등 관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금강수계 4개 광역자치단체는 지난 3월 용담댐의 물배분과 용수 이용, 생태조사 등을 위해 '공동 조사위원회' 를 운영키로 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조사위원회 구성 방식을 둘러싸고 자치단체간 대립하고 있다. 조사위원회에 별도의 사무국을 두자는 충청권 자치단체의 주장에 전북이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실시하려던 ▶지자체간 용수량 배분▶용담댐 상류지역의 오염원 제거▶생태 조사▶담수 시기 결정 등이 전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11월부터 담수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7개월째 막대한 양의 물을 금강하류로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다.

현재 용담댐의 수위는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12%(저수량 9천7백만t)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홍수기(6.21~8.21)에 접어들면서 유입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7월 이후에도 담수가 안될 경우 홍수조절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또 최근 가뭄으로 용수난을 겪은 전북 전주권의 용수공급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7~9월에 집중되는 우리나라의 강우 특성상 장마철에 물 가두기를 하지 못할 경우 충분한 용수를 확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상류 오염원 제거와 생태조사 등이 진행되지 않아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수위가 급상승할 경우 용담댐의 수질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다음달까지는 조사위가 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용담댐은 전주권에 용수공급을 위해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1990년 착공(현재 공정 95%.총사업비 1조5천억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