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실물 경기 눈치보며 전고점 돌파 저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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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지난주 주식시장은 단숨에 연중최고치(627)까지 내달았으나 힘의 한계를 확인하고 되돌아서야 했다.

종합지수 620대는 지난해 9월 이후 수차례 도전에 실패한 '큰 산' 이다. 또다시 상투가 되지 않느냐는 투자자들의 우려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상승 장세가 여기서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큰 산을 넘으려면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 비축이 필요하다.

지난달 중순 이후 지수는 30% 가까이 올랐다. 블루칩→옐로칩→금융.건설주→저가 대형주 등으로 이어진 순환매로 수익률 평준화도 그런대로 이뤄졌다. 연중최고치 근처에서 지수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동안 일단 차익을 챙겨놓자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이 시원스레 올라준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바다 건너 상황도 우리와 마찬가지다. 다우지수 11, 000선과 나스닥지수 2, 200선을 돌파한 뒤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하고 숨고르기를 거듭하고 있다.

주가가 오를수록 느껴지는 한계는 역시 실물경기의 회복과 기업실적의 호전 여부를 아직 자신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1분기 실질경제(GDP)성장률 확정치는 잠정치(2.0%)를 크게 밑돈 1.3%로 나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이번주에도 굵직굵직한 경제 지표들이 발표된다. 미국에서 소비자신뢰지수와 실업률, 기업의 체감경기지표인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 등이 나온다. 국내에도 4월 산업활동과 5월 수출입동향, 물가동향 등이 발표된다. 하지만 이들 지표는 좋고 나쁜 것이 뒤섞여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할 시원한 해답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상승 장세를 이끌어온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일시적이나마 장세의 주도권은 외국인에게 주식을 팔아 현금을 챙긴 개인들 손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고객예탁금도 9조3천억원을 넘었다.

이번주에도 기대 수익률을 낮춰 잡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종목은 전통적으로 개인이 좋아하는 금융.건설주와 저가 대형주, 중소형 개별주들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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