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 전형 대비 이렇게 … 강남 16개교 선생님들이 사이트 열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일찍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 중인 세종고 1학년 학생들이 강남에듀드림 사이트를 보며 교사들에게 질문사항을 올리고 있다. [김진원 기자]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에 필요한 각종 정보 제공은 물론 입시 전문가들의 무료 컨설팅까지….” 사설 입시학원의 광고문구가 아니다. 서울 강남 지역 고교 교장과 교사들이 모여 만든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 인터넷 사이트 ‘강남에듀드림(gnedudream.hs.kr)’ 얘기다. ‘강남에듀드림’은 강남구와 함께 강남 지역 16개 고교 일선 교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5개월여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23일 탄생했다. 황영남(59·서울 세종고 교장) 운영위원장은 “대교협 입시 자료는 물론 각 대학의 입학 전형 자료와 교사들이 직접 만든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 자료 등을 집약시켜 놓을 것”이라며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히 입학사정관 전형을 대비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각종 대회·입시 자료 한 곳에서

“강남에듀드림은 교사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스펙을 쌓아나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여 교사들은 “사설학원처럼 개개인의 스펙을 만들어 주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대신 교사들에게 제공되는 각종 대회나 봉사 등 다양한 활동 정보를 공유, 학생들이 필요한 활동을 골라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이트에 올라온 청소년 백일장과 발표대회, 식목일 환경캠페인 일정표 등이 그 예. 수험생들이 정보를 찾느라 허비하는 시간을 없애는 게 목적이다. 최윤희(48·세종고 학력신장부장) 간사는 “활동에 참가한 뒤 후기 등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입학사정관 전형 서류를 작성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협 입시정책 자료와 대학별 입시요강 등 각종 입시 정보도 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교사들이 협조 공문을 보낸 65개 대학 중 중앙대·이화여대 등 12개 대학이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학의 입시정보를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는 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 등 10여 개 대학이 입시설명회 동영상 자료를 따로 만들어 제공할 예정이다. 또 경기고의 선·후배 간 멘토링제와 중동고의 해외 체험활동 등 고교별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 전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은 16개 고교의 입시전략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매달 주제별 토론하며 면접·논술 준비도

“온라인상에서는 맞춤식 스펙 관리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는 한 달에 한 차례 진행되는 오프라인 컨설팅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학생들로부터 입시 컨설팅 신청을 받은 뒤 한 달에 20~30명을 선정해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교사들이 직접 학생을 만나는 맞춤 컨설팅을 진행한다. 서울시진학지도협의회 조효완(56·은광여고 진학지도부장) 회장은 “입학사정관 전형에 맞는 스펙 관리를 위해 학생 한 명당 1시간 이상을 소요해 보다 구체적인 컨설팅을 해줄 예정”이라며 “온라인으로 컨설팅을 받는 학생의 경우에도 개별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따로 불러 지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남에듀드림 홈페이지 메인 화면.

면접 대비는 ‘주제별 토론방’을 이용하면 된다. 매달 한 차례 교사들이 하나의 주제를 정해 찬성과 반대 입장의 글을 올리면 학생들은 한 가지 의견을 택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면접은 물론 논술고사까지 준비할 수 있다. 김유동(40·세종고 국어과) 운영위원은 “매달 4명의 학생이 연세대 토론동아리 학생들과 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을 동영상을 찍어 올린 뒤 토론 방식의 문제점까지 평가해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이트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UCC 등을 활용해 동아리 소개는 물론 활동 내역까지 올려놓을 수 있다. 최 간사는 “대학에서 지원 학생이 속한 동아리에 대한 정보를 얻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들은 지원 대학에 자신의 활동 내역을 알리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남에듀드림은 강남 지역 16개 고교 학생들만 볼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황 위원장은 “강남 지역 교사들이 전국의 학생들을 컨설팅해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입시 정보의 경우에는 사이트를 운영해 본 뒤 한두 달 내로 다른 지역 학생들도 볼 수 있도록 바꿔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