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승엽 '홈런왕 탈환 지켜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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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올시즌 가장 먼저 10홈런 고지에 올라서며 2년 만에 홈런왕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지난 19년 동안 10홈런에 가장 먼저 도달한 선수가 홈런왕에 오른 경우는 절반이 넘는 열차례다. 그만큼 이선수가 홈런왕 등극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이다. 또한 1998년과 지난해 33경기 만에 10홈런을 친 것에 비해 올해는 30경기 만에 10홈런을 쳐 이선수는 올시즌 40개 이상을 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선수는 지난 4년 동안 매 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을 치며 최고의 홈런타자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1m83㎝, 85㎏로 거포로는 그다지 크지 않은 체격을 가진 그가 많은 홈런을 터뜨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 완벽한 중심 이동

지난 겨울 특유의 '외다리 타법' 을 갖고 논란을 빚은 것도 그의 중심 이동과 직결돼 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이선수가 외다리 타법으로 복귀한 것은 파워가 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중심 이동을 하기에 외다리 타법이 편했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이선수가 54개 홈런을 쳤던 99년 당시 삼성 감독이었던 서정환(해태 수석코치)씨는 "대부분의 장거리 타자들이 뒷다리에 중심을 두고 공을 받아치는데 비해 이승엽은 몸이 앞으로 나가면서 치는 스타일" 이라며 "이는 상체와 스탠스 사이에 완벽한 삼각 구도가 형성되며 중심을 앞다리로 자연스럽게 옮길 수 있기에 가능하다" 고 분석했다.

◇ 강력한 폴로스루

이승엽은 "배팅 타이밍을 공보다 30㎝ 앞쪽에 두고 있다" 고 말한다. 이는 공을 맞히는 임팩트 순간에만 힘을 쏟아붓는 보통의 타자들과 다른 방식이다. 이승엽은 임팩트 순간을 넘어 이를 조금 더 끌고 나가 타구에 힘을 배가시킴으로써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폴로스루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야구인 백인천씨는 "배트에 맞은 공은 바로 반사돼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짧은 시간 배트에 붙어 있다. 따라서 폴로스루가 클수록 비거리는 늘어나며 강력한 폴로스루를 위해서는 강한 손목힘이 필수적" 이라고 말한다.

광주〓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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