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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성폭행한 60대 4년 만에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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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006년 8월 경기도 이천경찰서에 “우리 딸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전화가 걸려 왔다. 당시 열두 살이었던 초등학생 양모양의 부모였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성폭력 관련 전과 4범의 조모(당시 59·무직)씨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자 조씨는 종적을 감췄다. 성폭행 혐의 사실이 마을에 알려지자 조씨의 남은 가족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2005년 7월 양양을 처음 만났다. 길에서 넘어진 양양의 다친 무릎에 연고를 발라주면서 안면을 익혔다. 조씨는 MP3·안경·아이스크림 등을 사주겠다며 유인했다. 그는 근처 야산, 자신의 승용차, 폐교한 초등학교 등에서 피해 아동을 1년여간 다섯 차례 성폭행했다. 범행 장소는 거주지 근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조씨의 도주로 묻힐 뻔했던 사건은 최근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사건으로 경찰이 전면 수사에 나서면서 활기를 띠었다. 경찰은 조씨가 고혈압으로 두 달에 한 번씩 서울 서초동의 종합병원을 찾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서울 혜화경찰서 강력1팀이 병원 앞에서 잠복근무를 하다 지난 19일 오후 4시쯤 조씨를 붙잡아 20일 이천경찰서에 인계했다. 조씨가 도주한 지 4년 만이었다. 이천경찰서는 21일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는 도피해 있는 동안 경기도 성남의 한 농장에서 지내온 것으로 경찰 조사 드러났다. 누나가 운영하는 허브 농장에서 4년 동안 두문불출하며 지냈다. 조씨는 “누나 가족들도 내가 범죄를 저지르고 숨어 지냈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가 성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다른 변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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