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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부터 읽을까] 불교가 궁금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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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부처가 깨달은 연기(緣起)의 진리에 의하면, 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은 절대자의 뜻이나 운명이나 우연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스스로의 무명(無明) 곧 무지와 탐욕에 의해 생겨난다. 불교는 바로 부처가 가르친 지혜와 자비의 빛으로 무지와 탐욕의 어둠을 몰아내고 고통이 없는 삶과 세계를 실현하려는 종교라고 말할 수 있다.

우선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입문서로 『불타 석가모니』(와다나베 쇼오꼬 지음, 법정 옮김, 샘터)를 들 수 있다. 인간 붓다의 생애를 당시의 시대상황과의 관계 속에서 심도있게 그려냈다. 스리랑카의 세계적인 불교학자이자 스님이 쓴 『붓다의 가르침』(월폴라 라훌라 지음.진철승 옮김, 대원사)은 불교의 종교적 특징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불타의 세계』(나카무라 하지메 외 지음.김지견 옮김, 김영사)는 인도를 피부로 느끼게 하는 풍부한 사진을 바탕으로한 인도불교문화사의 결정판이라고 할 만하다. 『그림으로 보는 불교이야기』(정병삼 지음, 풀빛)는 불화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통해 불교의 세계로 안내한다.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흥미있게 불교사상을 접할 수 있는 책도 많다. 서구 지성사에 큰 영향을 끼친 에드워드 콘즈의 『한글세대를 위한 불교』(한형조 옮김, 세계사), 흐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보르헤스의 불교강의』(김홍근 편역, 여시아문), 그리고 에리히 프롬과 스즈키 다이세쓰 등이 함께 쓴 『선(禪)과 정신분석』(김용정 옮김.원음사)등은 불교가 이제 동양의 전유물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한국 불교의 태두인 원효의 일대기를 쉽게 풀어 쓴 『원효』(고영섭 지음, 한길사), 근세 한국의 선승 33인의 삶과 깨달음을 간략하게 묶은 『선을 찾아서』(이학종 지음.민음사), 그리고 최근 나온 숭산스님의 법어록 『선의 나침반』(전2권, 현각 엮음.열음사)등은 한국 선의 흐름을 보여주는 책이다.

최인호가 경허스님의 구도행을 소설화한 『길없는 길』(전4권.샘터)과 선불교의 현대적 고전으로 꼽히는 『선의 황금시대』(吳經熊 지음, 류시화 옮김.경서원), 그리고 『논어와 선(禪)』(한토 다이가 지음, 최효선 옮김.민족사)등도 재미있게 읽어볼만한 책이다.

언론사 종교전문위원을 지낸 이은윤씨가 펴낸 『밥그릇이나 씻어라』(자작나무)등 '중국 선불교 답사기' 4권과 『이은윤의 화두이야기』(동아시아)등은 기자의 시각으로 대중의 눈높이에서 화두를 해설한 고급 교양서다.

또 인도의 라마나 마하리쉬가 쓴 『나는 누구인가』(이호준 옮김, 청.하)그리고 티벳불교의 진수를 보여주는 소걀 린포체의 『깨달음 뒤의 깨달음』『티베트의 지혜』(오진탁 옮김.민음사)등에서는 부처님이 가리킨 달이 둘이 아님을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나아가 불교를 좀더 깊이있게 공부하고자 한다면, 인도불교사를 단락이 없는 하나의 연결된 흐름으로 서술하는 『인도불교의 역사』(전2권, 히라카와 아키라 지음, 이호근 옮김.민족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대승불교개설』(히라카와 아키라 외 지음, 정승석 옮김.김영사)은 대승불교의 기원과 성립, 중심사상등의 7주제를 다루고 있는 명저다.

또 『중국불교사』(미치바타 요시히데 지음, 계환 옮김.우리출판사)는 문화사에 비중을 둔 몇 안되는 중국불교통사다. 『한국불교사개설』(김영태.경서원)은 한국불교사상사와 문화사 및 교단사를 총괄하고 있으며, 『禪의 세계Ⅰ.Ⅱ』(고형곤 지음.운주사)는 현대인의 관심이 큰 선을 현대철학적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는 역저들이다.

박경준 교수 <동국대 불교학과>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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