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한·일전 반대론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대한축구협회의 5월 한·일 축구 평가전 방침에 대해 누리꾼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축구 포털 싸커월드(www.soccer4u.co.kr), 축구협회 홈페이지(www.kfa.or.kr) 등에는 ‘월드컵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한·일전이 어떤 이득이 있느냐’며 축구협회와 조중연 축구협회장을 비난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축구협회 홈페이지는 실명을 밝혀야 함에도 한·일전 반대 의사를 밝힌 글이 30건 이상 올라와 있다.

작성자 곽경정씨는 “한·일전은 취소해야 한다. 일본과의 경기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 더 강한 팀과 해야 한다”고 밝혔고 김성태씨는 “월드컵을 망치려고 하는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추진한 사람이 취소하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 윤정준씨는 “축협은 축산업협회인가. 한·일전은 누가 봐도 득이 없는 경기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ID ‘hsis’는 “축구로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할 협회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말했고 심호성씨는 “반대 서명 운동을 해서라도 한·일전을 막아야 한다. 주전 선수가 한 명이라도 부상당하는 날에는…. 황선홍이 중국과의 평가전에 다쳐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 뛰지 못한 일이 떠오른다”는 글을 중앙일보 조인스닷컴에 남겼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분위기를 희석하기 위한 이벤트’라고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한 누리꾼도 꽤 많았다.

조중연 회장이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돈 때문이 아니다. 한·일전은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두 나라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좋은 기회다”고 해명한 것에도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싸커월드 ID ‘해피빈’은 “축구계 인사들뿐 아니라 축구팬들까지 다 반대하는 걸 자기(회장)만 좋다고 하고 있군요”라고 말했고 ID ‘드림메이커’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더 강팀과 해야 하지 않는가. 협회의 행정 능력이 고작 일본뿐인 건가 아니면 일하기가 귀찮아 근처에 있는 편한 상대를 골라 잡은 것인가”라며 개탄했다. 네이버 ID ‘ray4’는 “도대체 어느 부분을 심사숙고했는지 궁금하다. 생각 없이 결정한 경기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원재 축구협회 홍보부장은 “한·일 정기전 복원은 조 회장님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시기가 미묘한 점은 있지만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김종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