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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회고 / 회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9면

일반적으로 ‘학창/청년 시절을 회고하다/회상하다’ “그는 전쟁 당시를 회고하며/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처럼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는 일에는 ‘회고’와 ‘회상’을 서로 바꿔 써도 괜찮다. 이처럼 두 단어는 뜻만으로 보면 차이가 없다.

하지만 두 말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는 듯하다. 회상의 상(想)은 ‘생각하다’는 뜻이다. 회고의 고(顧)는 ‘돌아보다, 응시하다, 마음에 새기다, 반성하다’는 뜻이다. ‘상’과 ‘고’의 어름에서 차이가 생긴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고’가 ‘상’과 달리 과거를 돌아보며 마음에 새기고 반성한다는 뜻이 들어 있기 때문인 듯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남영신이 두 단어의 쓰임새를 구별한 것에 수긍이 간다. 남영신은 『 +국어사전』에서 주로 사적(私的)인 일에 관해 돌이켜 보고 기록한 것은 ‘회상록’으로, 주로 공적(公的)인 일에 관해 돌이켜 보고 기록한 것은 ‘회고록’으로 구별하고 있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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