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남극기지 테라노바만에 2014년까지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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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 들어설 우리나라의 두 번째 과학기지 위치가 확정됐다. 국토해양부는 17일 남극 대륙 동남부의 테라노바만을 두 번째 과학기지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건설·환경·지질 분야 전문가 22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1월 24일부터 2월 10일까지 후보지인 케이프벅스와 테라노바만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국토부 박종록 해양정책국장은 “접근성과 기지 건설, 운영, 비상시 대처, 국제 공동 연구 참여 등 모든 항목에서 테라노바만이 케이프벅스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남위 74도에 있는 테라노바만은 세종과학기지(남위 62도)보다 극점에 더 가깝다. 특히 남극 최북단 주변부의 킹조지섬에 있는 세종기지와 달리 대륙에 위치해 있어 본격적인 남극 연구에 적합할 것이라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테라노바만과 세종과학기지의 직선거리는 4500㎞다. 테라노바만은 배후지로 평지를 끼고 있어 해안과 내륙 진출이 쉽다는 이점이 있다. 인근에는 활주로가 있어 비상시 신속하게 항공 운송 작업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주변에 이탈리아 등 외국 기지가 있어 국제 협력 차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토부는 테라노바만과 300㎞ 정도 떨어진 곳에 기지를 둔 뉴질랜드와 미국으로부터 기지 완공 후 공동 연구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반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케이프벅스는 해안의 얼음벽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고, 연중 130일 이상 초속 30m의 강풍이 부는 등 기후 여건이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2014년까지 테라노바만에 친환경 기지를 세울 계획이다. 3300㎡의 부지에 연구동을 비롯한 5개 동이 세워지고 60명이 생활할 수 있다. 기지가 건설 되면 우리나라는 미국·러시아·영국 등에 이어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주기지를 운영하는 아홉 번째 국가가 된다. 남극에는 현재 20개국의 39개 상주기지가 운영되고 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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