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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센터 운영·봉사활동 통해 한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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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천안지점에 마련된 탁구장에서 여가를 즐기고 있는 동호회원들. 천안지점은 매주 월~목요일 시민들을 위해 공간을 개방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1 지난 3일 낮 12시 천안시 두정동 한국마사회(KRA) 천안지점. 10여 명의 남녀가 탁구를 하고 있다. ‘마사회에 웬 탁구대?’라는 생각에 연유를 물었다. 그들은 경마가 열리지 않는 날(월~목요일)마다 천안지점을 찾아 운동을 하는 인근 시민들이었다.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탁구에 입문한 지 2~3년 밖에 안 된 초보부터 10년을 넘긴 프로급까지 다양했다.

#2 10일 오후 2시. 2층 강당에서 열린 노래교실에서 200여 명의 시민들이 강사의 지도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미애 강사의 진행으로 두 시간 동안 마련된 노래교실에서는 최신 트롯을 비롯해 아직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노래들이 메뉴에 올랐다. 어깨를 흔들고 손뼉도 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한국마사회 천안지점의 사회환원사업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단순한 기부나 봉사가 아니라 지역민들을 직접 끌어들이는 문화센터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천안지점이 두정동에 자리를 잡은 것은 지난 2005년. 개점 첫 해부터 환원사업에 나섰으니 올해로 6년째다. 마사회가 시민들에게 가장 먼저 한 일은 ‘공간 개방’이다. 천안지점은 5층 건물로 경마가 열리는 금~일요일 사흘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지만 월~목 나흘은 텅텅 빈다. 공간 활용방안을 고민하다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해 다양한 취미활동 공간으로 활용하게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공간 개방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문화센터를 열고 다양한 강좌도 개설하자는 제안이 새로 나왔다. 이 역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개강 첫해는 1만 여명의 시민이 다녀갔지만 지난해는 3만 명이 마사회를 찾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올해는 일반인 대상 7개 강좌(요가·탁구교실·노래교실·댄스스포츠·차밍댄스·서예교실·장구)와 어린이 대상 2개 강좌(방학특강·방과후교실)가 열리고 있다. 요가의 경우 가장 많은 93차례가 준비되고 다른 강좌들은 34~48회가 열린다. 겨울·여름방학에만 진행되는 방학특강은 43회가 마련된다. 3월 개학 직후부터 겨울방학 전까지 열리는 방과후 교실은 성정복지관에서 82차례나 진행된다. 특히 방과후교실은 영어교육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화요일(1반·초급)과 목요일(2반·중급)로 나눠 각각 15명이 듣는다. 이 교육은 수강료와 교재비가 무료다. 강사진은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친 ‘1급’이라고 한다.

마사회 건물을 활용한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현재 색소폰과 장구, 오카리나, 바이올린, 수채화 동호회가 활동 중이다. 색소폰은 인원이 많아 2개 동호회로 나누기도 했다. 동호회 활동은 주로 5층에서 이뤄지며 천안지점은 공간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추가로 장소를 제공할 방침이다.

마사회 천안지점은 봉사활동과 기부금 지원도 적극적이다. 각 단체와 시설에 올해만 4550만원의 기부금 지원을 계획 중이다. 사회복지관과 외국인노동자센터를 비롯해 각종 사회단체를 직접 찾아 기부금을 전달한다. 복지시설인 ‘기쁨이 있는 집’과는 자매결연도 체결했다. 개인지원 기부금도 만만치 않다. 자매결연사업을 통해 인연을 맺은 저소득층(50명)에 1200만원을 전달할 예정이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 20명에게 교복지원금(600만원)도 지원했다. 또 매년 5월과 10월 두 차례 중·고생 66명에게 장학금 2400만원을 전달한다.

천안지점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단 ‘KRA Angels’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연간 38차례의 봉사활동(무료급식·도시락배달)과 농촌일손돕기(연 2회), 공연봉사(연 4회), 기부금연계(연 4회) 등도 이들 몫이다. 문화센터 강사진과 수강생들도 동참해 설날과 어버이날, 추석에 복지관과 복지시설을 방문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인다.

신진호 기자

수익의 지역환원은 당연한 도리
KRA 이태섭 천안지점장 인터뷰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천안에 지점을 두고 있는 만큼 지역민들을 위한 봉사활동과 환원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한국마사회 이태섭(사진) 천안지점장은 올해 운영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수익의 대부분이 지역민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그 만큼 환원하는 것은 도리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이 지점장과의 일문일답.

Q: 마사회 천안지점은 어떻게 운영되나.

“경마가 열리는 금~일 사흘간은 객장을 운영하고 나머지 월~목 나흘은 쉰다. 쉬는 기간에 공간을 개방해 지역민들이 ‘내 집’처럼 활용토록 하고 있다. 처음엔 낯설게 느끼던 시민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찾아 운동도 하고 여가도 즐긴다. 자주 찾는 분들은 (나를 보면)반갑게 인사도 나눌 정도가 됐다.”

Q: 지역민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

“지점 직원은 본사에서 내려온 직원 6명과 현지에서 고용한 용역직원 27명, 아르바이트 대학생까지 포함하면 70여 명을 넘는다. 토·일요일엔 아르바이트생과 주부가 30명 가량 늘어나 100여 명이나 된다. 본사 직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채용하기 때문에 고용효과도 상당하다. 특히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과 주부들은 몇 년씩 일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들은 용돈 수준을 넘어 학비도 충당할 만큼 된다.”

Q: 문화센터 운영이 활발하다.

“천안지점 문화센터가 전국 지점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원은 물론 강좌의 질도 높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문화센터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강사 역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유명한 강사를 초빙하고 탁구 등은 천안에서 실력이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운영 중이다. 수강생 분포를 보면 천안 도심은 물론 아산에서도 찾는다.”

Q: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흔히 마사회라고 하면 사행산업을 부추기는 기관으로 안다. 주력사업은 말(馬) 생산이다. 현재 1200여 두를 사육 중이다. 700여 두는 경마용, 나머지는 승마·치료용으로 공급된다. 천안에서 삼성 다음으로 지방세를 많이 내는 곳이다.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지역민들의 문화생활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신진호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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